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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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에세이라던가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사서 보지 않는 편이었다.

사실 그냥 살기 편한 작가들의 허세?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몇년 전부터 조금씩 에세이류의 책들도 읽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모든 경험을 할 수 없으니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찾았다.

 사실 나에겐 에세이보다 수필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다. 내가 국문과출신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에세이는 뭔가 멀리있는 아리송한 갈래 인듯하고 수필이라는 말이 더 구체적으로 느껴진다.

수필: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행활에서 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이보다 더 명확한 설명이 있으랴….ㅎㅎ

 ‘나의 복숭아’ 역시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의 인생이나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들을 모아 놓았다.

 왜 제목이 복숭아일까 -책에 대한 소개를 전혀 읽지 않고 책을 선택했기에 처음에 제목에 대해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해봤다. 

나는 복숭아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절대 많이씩 사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복숭아는 쉽게 무르기 때문에 많이 사두면 오히려 끝까지 맛있게 먹지 못한다. 맛있고 예쁘지만 쉽게 무른다. 그리고 예쁜 겉모습과 달리 씨는 꽤나 무섭게 생겼다. 나는 어려서부터 복숭아씨가 참 무서웠다. 그래서 제대로 만지지도, 심할 땐 쳐다보는 것도 잘 못했다. 

복숭아에겐 이렇게 두가지 모습이 있다. 맛있고 예쁜 모습이 있는 반면 쉽게 무른다는 약점과 예쁘지 못한 씨가 있다.

 이 책 역시 작가들의 쉽게 무르고 예쁘지 못한 씨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나니 제목이 왜 복숭아인지 와 닿았다.

어떠한 사람이든 완벽할  수는 없다. 남에겐 보이고 싶지 않은 내 안에 무르기 쉬운 연약함들이 있다. 그 연약함은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에게는 쉬운 일이 또다른 누군가에겐 세상 어려운일이 될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때로는 맞아맞아 하면서 웃기도 하고 때로는 그래 이럴 수도 있겠구나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이기에 더욱 공감하며 빠져들었다.

한평생 음치로 고된 삶을 살았던 나였기에 음치 작가님의 인생사를 읽으며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연신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완벽해보이는 작가님에게도 이런 비밀이 있었구나, 사람사는거 다 비숫하구나 하며 묘한 동질감도 느껴졌다. 

공황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내 주위에 경험이 없어서 그저 나에게는 연예인병 같은 먼 느낌이었는데, 실제 경험을 읽어보니 정말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작은 일상조차 힘들게 만드는 구나 싶으면서 함께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열심히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작가가 9명이나 되기 때문에 9명 모두에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오롯이 본인에게 집중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에게는 깊이 공감했고, 본인의 이야기인듯 하지만 중간 중간 마주치는 타인에 대한 본인의 괜한 -이건 나의  주관적 느낌일 뿐이다- 적대심을 드러낼 때는 책장을 빠르게 넘겨버렸다.

 소설과는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수필(에세이)의 매력인것 같다. 저 먼 곳의 주인공이 아니라 어디서든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 그래서 더욱 깊이 빨려들어 읽었다. 

또한 나도 나의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또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게 얼른 무엇이든 나도 써보아야겠다.

나의 감성도 깨워주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도 깨워준 ‘나의 복숭아’!! 읽어보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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