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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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중에서 대상을 수상한 컵라면은 절대 불어선 안돼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인 만큼 삽화가 인상적이었는데, 책의 내용에 맞게 재미나고 한눈에 이해되는 그림들이 무척 좋았다.



총 여섯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말미에 '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돼'의 작가의말과 전체 작품에 관한 심사평도 수록되어 있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듯 하다.



모든 작품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첫번째 수록작품인 '친환경 방수 종이 우주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엄마가 편찮으셔서 입원하게 되면서 이모집에 살게 된 지유가 주인공이다. 아빠는 엄마 병간호와 회사일로 바쁘시다보니 집에서 기르던 토끼를 사촌동생의 집에 보내게 되는데, 남들에게 엄마가 편찮으신것 보다 보드리와 떨어져 살게 된게 더 슬플때가 있다고 말하면 나쁜아이라고 생각될까봐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품고 사는 아이다. 마침 학교에 니닝치라는 전학생이 있는데 친구들이 모두 이상하다고 멀리하는 아이다. 그런데 지유는 이상하게 니닝치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다.

학교에서 열린 자연물 페스티벌에서 '워터프루프 스톤페이퍼 우주선'이라는 작품으로 니닝치가 수상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니닝치에게 말을 걸게 되었는데, 니닝치는 자신이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인이라고 한다.

너희 지구인들은 우주선, 인공위성 등을 종이처럼 접어서 발사해. 그것들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궤도에 들어오면서 서서히 펼쳐지도록 말야. 중력을 이겨 내기 위해 부피를 줄이는 거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어. 그건 정말 경이롭고 아름다운 기술이야. 무카산스카인들은 지구로 와서 그 기술을 학습한 다음, 후대에 물려주기로 했어. ....중략

그런데 막상 낡고 낡은 우주선을 타고 도착한 이곳은... 적응하기 너무 어려운 행성이었어. ...중략 ....그 모든 것들을 알기 위해 온종일 학교에 있어야 하고, 학교에 있는 동안 나는 내가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너희처럼 평범한 아이라는 걸 매분 매초 증명해야 해.

본문18-19p

지구에 오면서 가족들과 헤어진 니닝치와 엄마의 병환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이모집에서 살고 있는 지유의 현재가 묘하게 맞물리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마음을 열어 준 동말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니닝치에게 나중에 보드리를 만나서 '보드리를 내쫓은게 아니고 여전히 그 앨 사랑하고 있다'고 전하달라고 부탁하는 지유에게 니닝치는 긍정의 대답을 해주고 서로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작품은 끝나게 된다.

지유가 자연물 페스티벌에 '울고 있는 돌'이라는 작품을 출품한데서 볼 수 있듯이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 있었는데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 내용에 마음이 따뜻해지는거 같았다.

변화된 환경에 누구나 다 쉽게 적응하는것이 아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른들은 그런대로 받아들이지만, 아이가 그걸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수 있다.

그걸 세심히 신경 써주지 못할때 아이가 느낄 혼란과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고, 안쓰러웠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우리 아이도 학년이 올라갈 때, 새로운 친구를 만날때 등 적응기간이 필요한 시간들에 가족과 소통할 수 없을때 많이 힘들 수 있겠구나, 더 신경써 줘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작품들도 모두 아이의 입장, 상황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 들로서, 아 이렇게 느낄수도 있구나, 이런 친구랑 겪게 되는 경험들도 있겠구나.. 공감도 되고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자기만의 상상속의 친구를 만들기도 하고 친구나 어른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생각이 많아지고 상처받기도 하는등, 우리아이와 닮은 모습들을 보면서 미안함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수상작이니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는 당연! 짧은 글들이지만 읽다보면 빠져드는 글들 이었다.

한권을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었는데, 오늘 아이가 돌아오면 아이에게도 추천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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