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어디서 부터 말을 시작해야할까. 이 책을 다 읽은 후의 그 두근거리고 행복했던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혹시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사랑스러움'

 그 이상 그 이하로 어떻게 압축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한 장 한 장마다 주인공들이 살아숨쉬고 모든 일들이 내 앞에서 벌어지는 듯 했던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했던 건지섬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생생하게 그려졌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감자껍질파이 클럽 회원들의 재잘거림이 수없이 들려왔다. 편지글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인물마다의 개성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보는 즐거움이 더해졌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주인공 줄리엣, 볼수록 매력젹인 도시, 엄마같이 따스한 모저리 부인, 한번도 직접 나온 적도 없는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엘리자베스, 그리고 악역임에도 이상하게 자꾸 정이가는 애디슨양까지!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주인공들 모두 '진짜로' 사랑스러웠다.

한권의 책을 통해 만나 하나 하나의 편지들로 엮어지는 그들의 인연들은 한없이 아름다워보였다. 물론 전쟁 중의 그 무서웠던 현실에 관한 이야기들은 섬뜩하고 참혹했지만, 그런 현실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간의 정과 사랑(엘리자베스와 크리스티안의 사랑?!), 또 새로운 인연들이 만들어 지는 모습(감자껍질파이클럽의 탄생)등을 통해 전쟁 이면에 숨어있는 아름다움도 볼 수 있었다.

결국 궁극적으로 작가는 작은 인연들을 통해 얽히고 만들어져 가는 사람의 인생과 어떤 고통과 시련이 와도 변하지 않는 인간애를 표현하고자 한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재치있는 말들에 왕창 웃기도 했고, 전쟁의 참혹함에 시려오는 기분도 느끼고, 도시와 줄리엣의 수줍은 사랑에 흐뭇하게 미소도 지어봤다.  

나에게도 언젠가 책이라는 작은 인연으로 이렇게 멋진 일들을 겪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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