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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ㅣ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14
루이스 캐럴 지음, 최지원 옮김 / 별글 / 2018년 10월
평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을 앞에다 두고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을 해낼 수가 없었다. 이미 책 이름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읽은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책장을 넘겨본 이후엔 읽은 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읽지도 않았는데 제목을 알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대단한 이슈메이커였음이 분명하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대히트하여 신문지상이나 티브이에서 많이 언급되었을 가능성이 크기는 한데 아무리 해도 기억 속에서 떠오르질 않아 이것 또한 이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일장춘몽처럼 꿈속에서 겪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의 南柯記에 있는 南柯一夢이 나오는 이야기는 그런대로 흥밋거리도 있고 인생의 모든 것이 잠시 꾼 꿈처럼 부질없고 덧없다는 것을 깨닫게나 해주는데 이 책에서는 도무지 느껴지는 게 하나도 없고 왜? 읽어야 하는지 의구심만 가득했다. 몇 번이나 덮었다 펴기를 반복하면서 200여 페이지 밖에 안되는 책하고 아주 많은 시간 동안 씨름을 했다. 어린애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어느 장면에서 어떤 말에 감명을 받을는지 상상조차도 안되는 것은 나의 가슴속에 메말라버린 것들이 많아서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했는가를 찾아보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대단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했다. 앨리스 마니아가 없는 분야가 없을 정도여서, 철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심리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 물리학에서는 빅뱅이론, 카오스 이론,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을 설명할 때, 이 작품과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약방의 감초처럼 인용된다. 그 외에도 진화생물학 등 다른 과학계에서도 폭넓게 인용되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질병도 있다."
이 설명을 읽어도 아직까지 이해가 안 된다. 어느 부분에서 사회 전반의 이론들과 연관 지울 수 있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남들은 다 좋다고 하는데 그 곁에도 맴돌지 못하는 답답함만 가중된다. 지금 마음으로야 다시는 들추기 싫은 책으로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후 이 책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이 어느 정도 사라져버린 뒤가 되면 다시 읽기를 도전할 생각이다. 물론 누가 어디에서 어떤 내용에 책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사전조사는 대략적으로 끝난 후가 될 것이다. 이 상태면 나도 뭔가는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노력은 해볼 생각이다.
"많은 패러디와 언어유희와 상징들이 담겨 있어서 현재까지도 계속 연구되고 있는 책이다. 번역판이라면 주석이라도 달려있어야 이해할 수 있고, 책이 쓰인 시대의 동요나 관용구를 이용한 것도 많아서 원문이라도 주석이 없으면 정확히 이해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거의 모든 대화가 이러한 언어유희로 이루어져 있어서 번역자들이 애를 먹기도 한다. 원작의 상징성과 숨겨져 있는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이 시도되었는데 정신분석학은 물론이고 정치적, 형이상학적 해석까지 나오게 되었다. 사실 뭐든지 갖다 붙일 수 있다. 그만큼 해석의 지평이 넓어서 마음대로 가지고 놀기 좋은 작품이다."
간간이 나오는 언어유희에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통역을 통한 후 그것도 완전한 이해가 아닌 상태에서 남들보다 뒤늦게 웃는 기분은 씁쓸함이다. 이렇게 얼토당토않게 생뚱맞기까지 한 느낌의 이유를 설명을 통하여 이제서야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