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캐드펠 수사 시리즈 21
엘리스 피터스 지음, 박슬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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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대부분 장편이다. 개정판으로 완간된 21권 중 유일한 단편집이 마지막 권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으로 3편의 단편을 싣고 있으며, 이건 과거 구판에는 포함되지 않아 국내 초역이라고 한다.

3편의 작품은 중범죄를 다루지 않는다.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은 분쟁 중인 땅에 얽힌 모종의 음모를, 「빛의 가치」에선 예배당에서 신성시하는 촛대 분실 사건을, 「목격자」는 수도원 임대료를 노린 강도 및 살인미수를 다룬다. 누군가 죽진 않는다.

캐드펠 수사는 남들이 쉬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건의 맥락을 뛰어난 통찰력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으로 파악한다. 사건을 일으킨 자들 입장에선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투명 인간 같은 수사에게 당하는 셈이다.


시리즈 애호가라면 이 단편집의 의미는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에서 찾을 수 있겠다. 캐드펠 수사가 어떤 전사(前史)를 지닌 인물이며, 왜 수사가 되었는지 말이다.

"독자들은 캐드펠이 어떻게, 그리고 왜 지금과 같은 수사가 되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단편소설을 통해 그의 소명을 조명하고 뒷이야기를 살짝 드러낼 기회가 왔을 때, 이를 기꺼이 활용했다. 그리하여 여기 그가 있다." - 작가의 말

"십자군 원정에 참여하고, 지중해에서는 오랜 세월 해적들과 전투를 벌이고,...

넓은 어깨와 건장한 체격이 돋보이는 한창때의 이 근육질 사내는 갈색 머리칼에 동방의 햇빛과 야외 생활로 얻은 구릿빛 피부를 지녔으며, 질 좋은 옷과 가죽 코트 차림에 장검과 단검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충분히 매력적인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 강인한 골격 덕분에 젊은 시절에는 그를 잘생겼다고 말하던 여인도 있었다." - 16쪽

"사제님." 캐드펠은 웨일스 억양으로 싹싹하게 물었다. "내일 수도원으로 돌아가십니까?"

"그렇다오. 아침기도 후에 떠날 예정이오. 고드프리드 수도원장님이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계실 테니 말이오."

"그렇다면 사제님, 주인을 모시던 몸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어 인생의 전환점에 놓인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도 함께 가게 해주십시오!" -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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