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국승운 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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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나고 경제 · 경영 수업은 들은 적이 없다. 아직 종이신문을 구독하지만, 보너스로 경제신문을 넣어준다 해도 손사래를 치고 대신 스포츠신문을 보고 있다. 스포츠신문 일생인지라, 이따금씩 NBA와 MBA가 헷갈리는 수준이다. 뭐 모든 이가 MBA 갈 필요는 없잖나? 긁적긁적.

이런 내게 도달한 책 <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이하 '더 늦기 전에')

왠지 MBA 하면 해외파가 떠올랐기에, 책 제목만 보고 해외 MBA를 다루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는 연세대 CMBA(Corporate MBA)를 다닌 2반 5조 11인이 자신들의 MBA 경험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홍익인간 이념에 근거해서 기획된 토종파 책 되겠다. MBA가 무엇이며, 지원 동기와 좋은 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무얼 배우고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 가능한지.

<더 늦기 전에>의 핵심은 2장과 4장이다.

2장 '퇴근 후 MBA에서 만난 11명의 거침없는 이야기'에서는 11인 11색의 MBA 경험과 소회를 수기 형식으로 들려주며, 4장 '직장인을 위한 슬기로운 MBA 생활'에서는 선배의 입장에서 MBA를 염두에 둔 후배들에게 전하는 꿀팁이 하나 가득이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 석사

학문적인 면만 추구하는 일반 경영학 석사와는 조금 달라 기업 관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학문적인 부분보다는 기업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실무 지식을 공부하고 이를 통해 실제 경영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일반 학부생보다는 현직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주경야독으로 도전한다.

이들이 다닌 연세대 MBA는 주 3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이 진행되며, 3회 불참 시 아웃이라고 한다. 딱 봐도 회사에서 일 잘하는 인재들이 더 잘하기 위해 도전하는 느낌이 팍 온다. 그렇다면 이들은 회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낼 확률이 거의 100%인데, 시간을 쪼개 다시 학생이 된 기분으로 MBA 수업을 듣고, 과다한 과제, 조별 발표, 영어 아티클 독파 등의 미션을 완수해야만 한다. 그러려고 입학한 것이니 불만은 없겠다. 대학원생으로 당연한 이런 활동 외에 11인의 공저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좋았다고 말하는 부분은 네트워킹 효과다. 늘 만나는 '우물 안 개구리' 업계 사람들이 아닌 다른 분야의 원우들을 만나 서로 자극을 받고 동호회 활동을 통해 친목 도모는 물론, 평생 친구를 만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업이 있는 날 10시 수업이 끝나면 으레 이어지는 2부 술자리가 더 길어지기가 일쑤고, 이런 술자리가 더 만족스럽기에 처음엔 차를 가지고 오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대중교통으로 전향한다고.

사회생활을 오래 해보면 안다. 이해관계로 만나는 사회에서 진실한 친구 사귀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MBA에서도 그런 이해관계가 무관하다 보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뭔가 자신에 대해 투자하고 인생을 적당히 살지 않는 사람들끼리 뿜어내는 강력한 에너지가 서로 통하는 모양이다. 여기다 자녀를 둔 원우들은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모습으로 귀감이 되는 뜻하지 않은 플러스 효과는 덤이다.

11인의 공저자들에게 MBA의 기억은 대부분 칭찬 일색이다.

자기계발, 더 나은 스펙, 또 다른 기회... 동기가 무엇이든지 간에 이들이 바란 건 '보다 발전하는 나 자신'이었을 테고, 그 점에서 이들은 여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까지 얻어 대만족이다. 많은 이들이 MBA 하고는 싶은데, 이런저런 이유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들의 대답은 책 제목으로 대신한다. <더 늦기 전에 MBA 가면 어때요?>

인터넷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듯 보이지만 정작 고급 정보는 찾기 어렵다. 연세 MBA 11인이 의기투합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고 한다. 인터넷 카페가 됐든 어디서든 국내 MBA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했고, 원하는 수준이 아니었기에 이들이 직접 나서 단행본 <더 늦기 전에>란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아마도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협업의 노하우가 책을 집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MBA 입학부터 학위 취득, 네트워킹까지 MBA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알고 싶은 MBA의 모든 것을 담은 <더 늦기 전에>는 MBA가 목마른 이들에게 단비가 되어 줄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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