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세일즈 리더십 - 사람을 통해 결과를 만드는
홍헌영.김선민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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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친구를 만들고,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불멸의 고전으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는 한참 되었으나, 이 책을 비롯헤 카네기가 남긴 여러 권의 저서는 인간관계와 자기 관리에 대한 탁월한 지침으로 21세기에도 그 위상에 흔들림이 없다.

세계 각국에는 카네기의 처세술, 인간관계론을 강의하고 전파하는 회사가 있는 모양인데, 한국에도 '데일카네기코리아'가 있단다. 그리고 여기엔 전 세계 카네기 강사 중 30여 명 뿐이며, 국내에는 유일한 카네기 마스터 강사로 이 책의 저자인 홍헌영이 있다. 카네기 마스터 강사는 '강사 중의 강사, 대표 강사' 격으로 강사 양성과 자격 부여의 권한을 가진 자라고 한다.

<카네기 세일즈 리더십>이란 제목을 듣고 나서, 카네기가 세일즈론도 집필한 적이 있나 싶지만 어찌 보면 세일즈야말로 인간관계의 총화요, 심리학의 절정이자 설득의 핵심이라 본다면 카네기가 설파한 인간관계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쉽게 짐작된다. '카네기 세일즈 리더십'이란 거의 100년 전에 카네기가 말한 인간관계 원칙에다 세일즈의 기본과 리더십을 결합한 이론이라 하겠고, 책의 대상은 실전에서 영업을 뛰는 담당자가 아닌 영업 관리자에 맞춰져 있는데, 보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영업 임원보다는 중간 관리자급에 적합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휴넷에서 인기를 끄는 강의라는데 이번에 단행본으로 엮여 독자들의 호응을 기다린다.

 

카네기가 직접 창안한 이론으로 생각되진 않지만, 이 책에선 '카네기 세일즈 리더십 모델'을 SALES로 설명한다.

"SALES = Selling, Analyze, Leading, Evaluate, Succession"

대부분 사람에게 '영업'이란 피하고 싶은 이미지다. 평소 연락 한 번 없던 친구가 보험사가 들어갔다고, 네트워크 사업을 한다고 연락이 오면 오만상이 찌푸려지기 십상이다.

허나 세상에 영업 아닌 게 있나? 치킨집을 열든, 카페를 차리든 영업 활동은 기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 역시 나라의 이익을 위해 '외교'란 이름의 영업을 한다.

아무리 그래도 영업은 힘들고 고달프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내가 판매해야 할 그 무언가를 고객에게 권하고 계약이 체결돼야 영업 담당자는 존재 이유가 있다. 영업처럼 결과 지향적인 영역도 없다. '실적이 왕'인 곳이고,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긴 불가능하다.

"카네기 세일즈 리더십"은 영업 관리자가 어떻게 영업 담당자를 관리하고, 독려하고, 평가하고,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지 SALES 5단계로 설명한다. 이 과정은 유기적으로 순환되고 반복돼야 함은 물론이다.

가장 핵심은 '사람을 도구로, 수단으로 평가하지 말라'로 읽었다.

영업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분명하기에 정량적 평가가 용이하다. 그러나 여기에 간과돼선 안될 요소로 성품, 내면적 자질, 태도 같은 정성적 평가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다섯 가지 단계에서 적절하게 활용하라는 게 리더십 모델의 핵심으로 보인다. 사람은 숫자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숫자 이상의 의미를 필요로 한다." - 46쪽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기에 남을 변화시킨다는 과업은 거의 '위대한' 수준이다. 내 자식도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부모 말 안 듣고 'My way'를 걷는다. 사람들은 변화나 개선이 좋은 의미의 단어라는 사실은 알지만, 결국은 익숙한 길을 간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잘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다. 영업과 영업 관리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 27쪽

어떤 연유로 영업의 길을 택했는지는 각자 사정이 있으리라. 분명 누군가는 본인이 원하지 않았으나 회사에서 발령이 나서 할 수 없이 영업맨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겠고, 성과 보상이 무한대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도전한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흔히 말해서 '대가 세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며, 규칙적인 근무시간을 싫어한다. 회사에서 흔히 만나는 고분고분한 YESMAN은 아닐 확률이 높다. 이런 영업 담당자들을 모아, 한마음 한뜻으로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들고, 공평무사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게 관리자의 역할이다.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영업 관리자도 분명 팀원 시절이 있었을 테고, 그 시기 성과가 탁월했을 것이기에 관리자로 발탁되었으리라. 실적이 비실비실한 사람이 관리자로 발탁되는 예는 없다.

영업을 잘 했던 관리자는 부진한 팀원을 이해하지 못한다. 도대체 왜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그래서일까.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였던 감독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보다, 별다른 존재감이 없던 선수가 오히려 좋은 감독이 되는 경우를 왕왕 본다.

데일카네기 트레이닝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느 조직이나 대략 30%의 사람들만 자신의 일에 제대로 몰입되어 있고, 50% 내외의 사람들은 부분적으로 몰입되어 있으며, 약 20%의 사람들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직무 몰입)가 끊어져 있단다. 이를 영업 관리자에게 도입해 본다면 30%의 고성과자(영업 조직에선 30%는 과하게 높은 편이다) 외에 나머지 70%의 팀원들을 관리, 육성, 동기부여해야 한단 결론이다. 물론 30%도 무관심해선 안 되겠고.

대부분 영업 관리자들은 이런 비율로 영업팀이 꾸려져 있을 경우 상위 30%에 오히려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어떤 경우라도 잊지 말자.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는 느낌이 사람을 움직인다." - 229쪽

 

책의 주요 내용인 'SALES 5단계 이론과 그 세부 내용' 물론 좋다.

부여된 목표를 단순히 전달하지(telling) 말고, 목표에 숨겨진 비전과 가치로 설득해야(selling) 한다는 첫 단계 지적부터 뒤통수에 신선한 충격을 가한다.

여기 나온 이론대로 실천한다면 분명 보다 나은 영업 관리자가 되리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기까지 이 세세한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체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니까.

또 하나의 변수는 영업 관리자 또한 영업 실적으로 누군가의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관리자에게도 상급자가 있고, 그 위엔 임원이 있을 텐데, 관리자가 담당하는 조직의 평가는 관리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 긴 안목으로 평가하는데 매우 인색한 우리나라 정서상, 조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당장 당월 당월의 실적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이런 숫자 위주의 성과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 팀원이 아닌, 관리자에게 꼭 필요한 제대로 된 교본이 출간되었단 점에서, 보다 나은 성과를 올리면서 전인적(全人的) 영업 조직을 이끌고자 하는 영업 관리자라면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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