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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ㅣ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평점 :
신인작가 이미예의 데뷔작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이룬 성과는 대단하다. 종이책만으로 50만 부 이상이 판매되고 이를 기념하는 드림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종이책 외에 eBook, 도서관 대여까지 한다면 어림잡아 100만 독자란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고정팬이 탄탄한 유명 작가의 소설도 아닌데, 이 정도 상업적인 성공은 놀라울 따름이다. 소설은 전 세계 10여 개국으로 판권이 팔렸고, 드라마화가 확정되었다니 그 인기와 명성은 계속 재생산되고 확장될 분위기다.
1권 초판 발매일이 2020년 7월 10일인데, 작가는 일 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 2>(단골손님을 찾습니다)를 펴냈다. 이런저런 일정으로 바빴을 텐데 흔들리지 않고 본업에 매진한 모양이다.

「페니가 면접을 거쳐 달러구트 꿈 백화점 프런트에서 일한 지 1년이 되었고, 연봉 협상도 흡족하게 마치고 이제는 당당히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받아 '컴퍼니 구역'에 출입할 수 있는 카드까지 받는다.
업무는 익숙해졌고, 자기가 담당하는 일에 더욱 깊이 관여하고 싶어진 페니는 진상 고객이라 할 민원인들의 사연에도 눈길이 가는데... 」
일을 딱 부러지게 할 뿐 아니라 다정다감한 페니를 싫어할 사람은 꿈 백화점은 물론 그 어느 곳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전설적인 꿈 제작자들조차 페니의 해피 바이러스에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고, 1편에서 밑밥을 뿌렸던 막심과의 핑크빛 전선도 살아난다. 민원인들의 단계 높은 불만마저 잠재우는 능력자 페니의 활약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페니의 부모가 아닌데도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일자리가 있거나 없거나, 어쩌면 MZ 세대는 이런 페니의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얻는 지도 모르겠다.

꿈을 사고파는 달러구트 백화점이라는 가상의 공간에는 와와 슬립랜드, 야스누즈 오트라, 아가냅 코코, 킥 슬럼버, 애니모라 반쵸 같은 운율을 맞춘 듯한 특이한 이름의 꿈 제작자들과 페니, 니콜라스, 비고, 썸머 같은 비교적 친숙한 이름,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오히려 생경한 윤세화, 박태경이란 한국인이 이질감 없이 뒤섞여 있다.
판타지의 본령이 현실에 없는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면 '모여라 꿈동산' 달러구트는 충분히 그럴 듯했다. 이 점은 분명 한국형 판타지의 저변을 넓힌 이미예 작가의 성취로 보인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다양한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후천적인 병으로 시력을 잃은 남자, 비고 마이어스의 운명적인 그녀, 공소증후군에 시달리는 60대 중반 여성,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의욕을 잃은 청년...
독자들은 이들 중 누군가에게는 감정이입이 되기 마련이다. 그/그녀의 상황은 곧 나의 상황이고 같은 마음앓이를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다. 그러니 소설 속 '꿈 처방'이 피부에 와닿을 수밖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1, 2권 모두)은 소설을 읽으며 상처는 자연치유되고, 잃었던 에너지는 되살아나고, 공감과 위로라는 비타민이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끔 한다. 이름하야 '힐링 판타지!'
무엇보다 페이지를 넘기며 잃어버린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 힘들었던 과거조차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추억까진 아니어도 지금의 나를 만든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어떤 기억도 추억이 되고 나니 사소한 기쁨과 슬픔 따위는 경계가 흐릿해지고,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 280쪽
누구나 평균적으로 하루의 1/3은 잠자는 시간이다. 수면이 필요한 이유는 하루의 ON/OFF라는 의미 외에 희망찬 내일을 위한 재충전이란 의미가 크다. <달러구트>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지 않아도, SWEET DREAM으로 우리를 안내해서 기운차게 내일을 맞이하게 만든다.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 - 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