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투자자들 - 25명의 투자 전문가가 밝히는 성공 투자 비법
조슈아 브라운.브라이언 포트노이 지음, 지여울 옮김 / 이너북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궁금한가?

대답이 "YES"라면 <이웃집 투자자들>은 최상의 책이다.

두 명의 공저자 조슈아 브라운과 브라이언 포트노이는 자산관리 회사를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재무 설계를 해주는 일을 한다. 고객들이 현명한 재무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오래 수행한 이 둘은 '그동안 투자의 세계에서 돈을 어떻게 관리하라고 알려주는 전문가는 많았지만 정작 자신의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공개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넌 도대체 어떻게 투자하니?'(영어 원제 "How I Invest My Money")

이 질문에 25명의 투자 전문가가 답변을 했다.

대부분 자신들의 회사를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자산관리를 해주는 재무 설계사로, 본인들의 저서가 있는 이들도 다수다. 25명 중에는 올해 국내에도 출간돼 큰 인기를 끈 <돈의 심리학>의 모건 하우절도 보인다.

국내판 제목과 달리 이들은 '이웃'에서 쉽게 만나기는 힘든 업계의 고수들이다.

책을 읽기 전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성공 투자 비법은 좋은데, 모두 미국 투자 상품이기에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따라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 말이다. 책을 읽고 나기 기우였음을 알겠다.

전문가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돈을 모으는 목적은 무엇이며, 이렇게 모은 돈으로 무얼 할 건지?"

방향이 정확하면 거기에 합당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목표 지점이 명확해야 지도가 의미가 있지 않겠나.

당연한 논리인데, 난 너무 전술적인 차원에서 어떤 투자 상품이 좋은 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어차피 상품은 시시때때로 바뀌고, 금융권에선 지나치게 좋은 상품은 금방 단종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왜 투자하는지, 왜 특정한 방식으로 투자하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성장 배경과 돈과 관련된 개인적인 첫 경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돈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돈과 관련된 최초의 경험이 부에 대한 그들의 개념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알렉스 채럭키언, 281~282쪽

이런 성장과정, 부모의 영향은 책에 원고를 제공한 25명의 전문가라 하더라도 같을 순 없다. 그렇다고 '25인 25색'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두루 통용되는 포트폴리오란 존재하지 않지만 공통되는 내용이 많다.

1. 인적 투자

자신에게 하는 투자를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효율이 높은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투자다.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끊임없이 실력을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유지하고 업데이트해야 현업에서 살아남고 롱런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어려운 대학 시절을 보낸 이들도 있는데, 학자금 대출은 최고의 투자였다고 회상한다.

2. 시장을 이기는 투자는 없다.

놀랍게도 전문가 그룹도 헤지펀드 같은 휘황찬란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자는 전무했고, 요즘 뜬다는 암호화폐 투자도 한 명 외엔 없었다. 개별 주식은 거의 없는데 일부 있는 경우도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아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며 이런 주식은 사고 팔고가 목적이 아니라 계속 수량을 늘리는 게 목표다.

시장에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이들은 '시장을 이기는 투자는 없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절감했다. 개별 종목 투자나 패시브 펀드보다는 저렴한 수수료로 시장 수익률 정도를 노리는 인덱스 펀드가 이들의 모범답안이었다. 적극적인 저축으로 대부분 투자 여력은 은퇴 상품 아니면 이런 간접투자 상품으로 운영된다.

자신들의 회사에서 고객에게 추천하는 그대로,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도 구성돼 있다.

3. 재무목표

재무목표는 대부분 매우 단순했다.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는 은퇴, 대학 등록금 정도의 자녀 지원, 일정 부분 기부, 가족들과의 추억을 공유하기 위한 별도 공간 마련 등이었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많은 걸 바라는 우리와 달리 이들은 부모로서 대학 등록금 정도면 충분히 할 일은 했다고 생각하며 이후는 독립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공개되는 내용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단 한 명도 자녀들에게 유산을 상속한다느니 하는 언급은 없었다.

역시 미국은 기부 문화가 발달한 나라인가 보다. 많은 이들이 기부를 이야기했고 실천하고 있었고 더 많이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물론 여기엔 세제상의 이점도 존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이 좀 더 나은 곳으로 바뀌길 희망하는 듯 보인다.

뭔가를 과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허름한 오두막도 좋고, 아직 완비가 되지 않은 땅이어서 주말농장 용도도 좋다. 내 집으로 주거가 해결된 이후에는 이러한 소박한 공간을 꿈꾼다. 여기서 대를 이어 가족의 추억을 만들고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기 위한 그런 장소 말이다. 일반적인 수준의 소득보다 훨씬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지만 늘 자신과 함께 하는 배우자에 대한 감사와 자녀에 대한 사랑이 빠지지 않는다. 이건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바쁘다고 가족에게 소홀하고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매 시즌마다 (아이들이 뛰는) 경기 비디오를 만든다.(···)

나는 이 비디오가 든 상자를 전 세계의 그 어떤 돈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어떤 액수를 제시해와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허리케인이 닥치며 두 차례나 집에서 대피해야 했을 때 내가 챙긴 것은 그 상자가 유일했다." - 라이언 크루거, 254쪽

4. 검소함

여기에 소개된 많은 이가 맞벌이 부부다. 적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원하면 지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시적인 소비는 거의 없다는 점도 눈에 띄는 공통점이다. 가끔 본인들을 위한 적당한 호사를 누리기는 하지만, 필요 이상의 지출은 극도로 꺼린다. 만족을 아는 지혜와 균형 잡힌 생활 방식이 돋보인다.

"나는 실현되지 못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건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편안하게 살고 있지만 '충분함' 이상의 것들은 저축하거나 남에게 준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유지하려 한다." - 애슈비 대니얼스, 153쪽

 

남의 포트폴리오를 엿본다는 측면에서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책이다. 만약 여기 소개된 사례가 미국의 투자 전문가가 아닌 옆집 똘이 엄마였다면 더욱 재밌었을 지도.. :D

이들에게 부란 그저 돈을 많이 갖고 있거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돈이 없으면 제약이 많고, 돈이 있으면 좋은 쪽이로든 나쁜 쪽으로든 할 수 있는 게 많다.

어쨌든 포트폴리오보다 더욱 귀한 걸 얻어 간다. 전술보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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