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독서법 - 당장 실천 가능한 세상 심플한 독서 노하우
최수민 지음 / 델피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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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일독일행 / 군대에서 하는 미라클} OOO.

모두 이 책에서 언급되는 앞의 단어 세 개에 공통적으로 이어지는 세 글자는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독서법'이다. <일독일행 독서법>, <군대에서 하는 미라클 독서법>... 모두 출간된 저서다.

세상에는 독자들을 독서의 바다로 권면하는 수많은 '독서법'이 출간되어 있다. 이번에는 최수민의 <목차 독서법>이다.

 

독서가 왜 좋은지는 누구나 다 안다. 인간이 하는 다양한 행위 중에서 독서는 바람직한, 권장할 만한 행동으로 인정받는다. 왕년에 학교 다닐 때 취미란에 독서라고 의례 한 번쯤은 적은 기억이 있지 않던가?

책 좋아하고 책을 가까이하면 당연히 더 많은 책을 읽는 다독의 길로 접어든다. 어느 순간 독서 애호가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그렇게 많은 양서를 읽었음에도 조금 지나면 별로 기억에 남지 않을뿐더러, 독서로 인해 정작 본인의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다지 변화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렇게나 많은 성공,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읽었건만 왜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인 거지?

독서가들의 바램은 책을 읽으면 알파고만큼은 아니어도 책 내용이 오래 기억돼서 필요하면 다시 끄집어낼 수 있고, 책에서 영향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모여서 어제 보다 나은 내가 되는 플러스 효과를 바란다. 책의 생명력은 오래갔으면 좋겠고, 실생활에서 활용도는 높았으면 하고 바란다.

최수민 저자도 아마 비슷한 고민을 했던 모양이다. 우연한 기회에 목차를 적기 시작했는데 그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자신만의 '목차 독서법'으로 완성되었다.

'목차 독서법'은 책의 앞부분에 나와 있는 목차를 별도 노트에다 옮겨 적는 게 핵심이다. 여백이 있으면 기억해 둘 중요한 내용을 메모 형식으로 적어도 좋고, 책 내용을 한 줄로 표현해 놓는다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목차가 한 권 한 권 쌓이면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목차 노트 자체의 목차가 필요하다.

일목요연한 목차는 책의 핵심이요 기본 설계도다. 저자가 한 권의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대/중/소 분류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게 바로 목차고, 목차는 책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목차의 순서, 대/소 분류만 잘 봐도 어느 정도 저자의 의도가 읽힌다. 또한 본문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서 한 줄로 만든 게 바로 크고 작은 목차의 제목이니, 책의 뼈대라고 할 수 있으리라.

나 역시 새로운 책을 접할 때 우선적으로 목차를 매우 유심히 읽는다. 처음으로 책과 눈을 맞추는 단계이며,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이젠 목차만 봐도 대략적으로 이 책이 좋은 책인지, 어느 정도 심혈을 기울인 역작인지 판단이 서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신간이 경쟁하는 출판계에서 알려진 저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책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에 끌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접하는 부분이 바로 목차다. 목차의 중요성과 효용 가치는 굳이 자꾸 반복해서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 보니 목차만 모아서 별도 노트에 정리하는 습관은 그 책의 정수를 내 것으로 하는 필살의 노하우라는 게 최수민의 주장이다. 목차 노트에 적힌 목차만 다시 봐도 그 책의 기억이 다시 소환될 수 있으며, 개별 목차를 통해 다시금 필요한 부분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발췌독이 가능하다는 것도 '목차 독서법'의 강력한 효능이다. 저자는 읽은 책은 물론, 읽지 않은 책이라도 목차를 정리하길 권한다. 서점에 가서든, 인터넷 서점에서 관심 가는 책을 만나든.

 

"목차를 읽으며 노트에 적고 적은 내용을 이해하고

그 내용의 핵심을 기록한다면,

비록 책의 일부분이지만 그 내용은

우리에게 정확하고 명확한 의미를 줄 수 있다." - 66쪽

 

'목차 독서법'이 좋다는 건 잘 알겠다.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독서법이다. 그러나 여기서 귀차니즘이라는 악마의 유혹을 만난다. 구태여 그걸 노트에다 필사할 필요가 있을까? <목차 독서법>에도 나와 있듯 컴퓨터에 문서로 입력해 놓으면 안 되나, 사진을 찍으면 간단한데, 인터넷 서점에서도 충분히 목차 정도는 확인이 가능한데...

쉽게 얻는 건 그만한 가치가 없는 법이다. 이렇게 쉬운 방법과 내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필사한 목차 노트의 가치가 분명 같을 수는 없다. <필사 독서법>이란 책도 있고, '쓰기'의 막강한 힘은 이미 검증받은 바 있다. 간절히 원하는 바를 종이에 쓰면 이루어진다잖나. 저자는 '독서가 읽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본문 내용은 '목차 독서법'을 저자가 개발하게 된 계기, 필요한 이유, 차별성, 방법 등으로 꾸려져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목차 독서법'의 효과를 강조하는 내용이 중언부언되는 느낌은 좀 아쉬웠다. 효과, 필요성, 가치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상대적으로 소설로 대표되는 문학은 '목차 독서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결정적으로 '목차 독서법'을 글로만 설명하고, 예시가 전혀 없단 점은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목차를 실제로 적는 방법도 한 장에 책 한 권의 목차를 적는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다는데... 목차 적기도 가로 혹은 세로로 적을 수 있고 저자는 세로 적기를 선호한다는데... 목차 노트에 목차를 적으면 어떻게 보이는지, 여백에 핵심 내용을 표시하면 어찌 되는지... 4장 '목차 독서법 하는 방법'에는 이런 사례들이 그림 혹은 사진으로 예시되었으면 훨씬 입체적이고, 이해도도 올릴 수 있는 편집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그렇겠네' 하고 상상하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보는 '목차 독서법'은 분명 차이가 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일개 독자로서 아쉬웠다. 요즘은 블로그에 올리는 서평에도 많은 이들이 사진도 올리고, 심지어 동영상도 첨부하는 시대 아니던가.

 

해보지 않았으면 '좋다 나쁘다' 말하지 말자. 최수민 저자를 믿고 일단 '목차 독서법'을 일정 기간 실행해 보자. 해보고 본인과 궁합이 안 맞으면 그만일 터. '목차 독서법'으로 독서력을 올리고, 읽은 책들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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