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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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리즈 1편에서 우주로켓 발사의 꿈을 이루어낸 쓰쿠다 제작소. 전편에서 회사에 해를 끼치고 퇴사한 마노는 쓰쿠다의 도움으로 연구소에 재직 중인데, 생소한 의료기기 분야 협업을 쓰쿠다에게 제안한다. 

이름하여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시리즈 2편은 이 가우디 프로젝트의 탄생에서 성공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물론 정해진 악역들이 등장하고, 언제나 그리고 시리즈의 남은 앞으로도 그렇듯 변두리 공장 쓰쿠다 제작소의 무기는 오로지 "품질 하면 쓰쿠다, 쓰쿠다 프라이드" 기술에 목숨 거는 장인 정신이다.

수술 실력은 '신의 손'이요, 논문 또한 탁월하지만 흑심 있는 지도 교수에게 공을 뺏긴 지잡대 출신 명의 이치무라, 딸아이 죽음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생업마저 팽개친 사쿠라다, 특허받은 기술력은 인정받지만 언제나 불면 날아갈 중소기업이라고 괄시 받는 쓰쿠다, 이 3인방이 모여 출세에만 눈이 먼, 오만방자한 갑들의 연합군에게 결국 회생 불가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이야기가 언제나처럼 통쾌하게 펼쳐진다. 이치무라를 물 먹인 기후네 입장에서는 본업보다는 성공의 사다리에만 집착하다 결국 의사의 소명을 깨닫는 처절한 실패담이다.

다만 학습효과의 영향일까 내러티브 안에서 짜인 위기와 갈등 요소는 결국 쓰쿠다의 승리로 귀결되리란 걸 미리 당연하게 예측하고 읽기에 긴장감은 전작들보다 덜한 느낌이었다. 작년 이후 발간된 이케이도 준의 책은 모두 읽었고, <가우디 프로젝트>는 8번째 도서다. 이젠 익숙함이 되어버린,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전편의 로켓 개발도 그렇지만, 이번 소설의 주요 소재인 인공판막 관련된 세부 묘사는 그럴듯한데,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에선 무리 없이 설득력을 지닌다.

명대사 몇 개로 마무리한다.

"요즘 세상에 성실함이나 한결같은 노력을 강조하면 구식이라고 비웃음당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사람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건 그것뿐이야." - P 346

"뭐, 일도 많고 탈도 많고 복도 많고."

쓰쿠다는 말했다. "그런 게 인생 아니겠어?" - P 391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꿈이 없는 일은 그냥 돈벌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재미없어요. 안 그렇습니까?" - P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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