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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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吾友我)는 '나는 나를 벗 삼는다'라는 뜻으로 이덕무는 이 말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박수밀 한양대 교수가 쓴 <오우아>는 그간 월간 『샘터』에 '옛사람의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고, 한국고전번역원에도 연재되었던 원고들을 모은 책으로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가 부제다.

국내 고전을 꾸준히 연구한 고전문학자 박수밀 교수는 고전 속 옛사람들의 지혜를 현대에 되살리는 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는데, 그가 특히 닮고 싶은 부분은 박지원의 '합리적인 이성', 이덕무의 '온화한 성품', 박제가의 '뜨거운 이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의 본문에는 이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중국 고사도 가끔 나오긴 하지만 책의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3인방을 필두로 국내 지식인들의 목소리와 사상을 주로 전달하는데 이규보, 유몽인, 장혼, 이익, 이옥, 홍대용, 정약용, 이용휴, 홍길주 등이 <오우아>를 통해 다시 현대로 소환된다.

고전 마음공부의 세계로 안내하는 <오우아>는 300쪽이 안 되는 분량이지만 큰 울림을 주는 단단한 책이다.

강병인이 작업한 표지 캘리그래피부터 단아하고, 중간중간 2페이지에 걸친 여백이 있는 사진들이 있어 내용과 풍경이 조화를 이루면서 읽는 동안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독자들이 짐작하는 바대로, 여기에 등장하는 옛 선현들은 누구나 할 거 없이 금은보화를 탐하거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았으며, 신분이 천한 자라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친구의 소중함을 알았고, 무엇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 마음의 중심을 잡았던 분들이다.

흔히 나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이요,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 또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크다는 반증이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나는 나를 벗 삼는다'라는 화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은 혼밥이나 혼술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거기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사회적 거리두기의 분위기에다 이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듯한 불길한 예감이 매우 강하게 드는 시대이지 않나.

책에 등장하는 조선 시대 인물들은 대부분 대쪽같은 선비 정신의 소유자들이다.

탐욕보다는 자족을 평생 추구했고, '홀로 있는 데에서도 삼간다'라는 신독(愼獨)을 지켰으며, '다른 것은 다양한 것 중의 하나일 뿐 틀린 것이 아님'을 아는 분들이다.

동양 고전을 다룬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물론 일반인들이 읽어도 마음 수양에 좋지만 정치인들이 좀 많이 읽고 본인 행동을 톺아보는 계기와 자극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유혹에 시달리고, 분노, 시기, 질투, 욕심에 휩싸일 때 <오우아>는 좋은 마음의 안식처가 될 책이다. 뭐니 뭐니 해도 혼자 하는 행위의 최고봉은 독서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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