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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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 엄니 김수미의 인생 상담이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연재된 <시방 상담소>에 소개된 속 답답한 다양한 사연에, 김수미는 특유의 쌍욕으로 응답하는 욕쟁이 고민 상담가로 활약했는데 그게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상담 연령은 10대에서 40대에 걸쳐 있고, 크게 내용은 "나 / 일 / 가족 / 인간관계 / 돈 / 남과 여" 6개로 구분되어 있다.

 

브라운관은 물론 때때로 스크린에서도 인상적인 연기 활동을 해왔고, 맛깔난 음식 솜씨로 관련 사업을 펼치기도 하고, 몇 권의 책도 낸 팔방미인 김수미는 큰 굴곡이 없는 인생을 살아, 별다른 고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도 과거 돈 문제로 고생을 했던 적이 있고, 젊은 시절 외박이 잦고 바람을 피운 적 있는 남편에다 속 썩이는 아들도 있었다니 역시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다.

장관도, 대통령도, 재벌가 사람들이라고 고민이 없을 수 있을까?

통상적으로 최소한 가족 중 한 명은 골칫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 있다면 그 가족은 정말 복받은 가정일 테고.

다양한 상담 사례를 보니 어떤 것은 '뭐 이런 걸로 고민하나' 하는 것도 있고, '나도 이런 고민했었지'하는 내용도 보인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할 수밖에 없지 않나.

거기에 대한 김수미의 답변은 약간의 욕설이 포함된 시원시원한 돌직구다.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맛집에 가서 지청구를 청해 듣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71세를 살아 인생 공중파, 지상파, 산전수전 공중전, 육해공군 다 겪었다는 저자의 연륜과 번뜩이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간단한 게 최고'(Simple is the best)로 파악된다. 오래 묵혀서 좋은 고민은 없다. 바로바로 해소되지 않는 고민거리는 암세포로 변할 확률이 높다.

이래저래 고민하지 말고 인생 직진, 정면돌파의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할 것!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는 나이 드신 분들은 '다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닌데, 그 당시에는 왜 그리 그 일에 그렇게 온 마음을 빼앗겼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무조건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는 철학으로 세월이 약인 건 분명 아니겠지만, 당시 죽을 만큼 괴로웠던 일도 지나고 보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깨치는 순간은 분명 존재한다.

터널을 지날 때 가장 어두운 순간은 출구가 나오기 바로 직전이라고 하지 않나.

인생만사 어둠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버티면 희망의 빛을 만나게 된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신께서는 인간이 견딜 만한 고통을 주시지

그냥 아파 죽을 고통은 주시지 않는다." - P 288

 

가족이든 친구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토로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어 볼 만한 멘토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운아일 게다. 마땅히 그런 멘토가 없다면, 시시때때로 이 책의 여섯 개 챕터를 들춰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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