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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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정적 장면에 배경 음악이 없다면...

아무래도 영화의 감동은 고조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뇌리에 남아 있는 멋진 영화의 한 장면은 그래서 거기에 삽입된 음악 스코어와 함께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적 육성을 위해 강연, 저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술가 겸 칼럼니스트 김태용이 쓴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22편의 영화에 사용된 클래식 음악을 해설하는 책이다.

목차는 21개로 나뉘어 있는데, <아이언맨 2>와 <어벤저스 1>을 하나로 묶어 다루고 있어 총 22편이 된다.

이렇게 영화 속에 사용된 클래식을 다룬 책들은 심심치 않게 나왔었는데, 올해만 해도 <영화 속의 클래식 산책>(정은실 저)이란 책이 출간된 바 있다.

클래식과는 일정 거리가 있는 내게, 영화 속 클래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장면은 두 개인데 하나는 <쇼생크 탈출>에 나온 그 유명한 장면, 교도소 내에서 주인공 앤디가 틀어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지옥의 묵시록> 초반부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는 전쟁의 광기, 헬리콥터 부대의 공습 장면이다. 확실히 이 두 장면은 영화의 품격을 몇 단계는 올린 명장면이다.

클래식에 문외한이라 그럴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영화 중에는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거기서 이렇게 클래식 음악이 사용되었었나 의구심이 나는 영화들도 많아서 놀라웠다.

클래식 음악 사용이 당연시되는 영화들 <언터처블 : 1%의 우정>, <플로렌스>, <로마 위드 러브>, <그것만이 내 세상>, <위험한 관계>는 물론, QUEEN의 ROCK 음악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 <보헤미안 랩소디>, 히어로물 <아이언맨 2>나 <어벤저스 1>, 그 유명한 주제 선율이 한몫하는 액션물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한스 짐머의 웅장한 스코어가 압도적인 <글래디에이터>, 심지어 <풍산개>, <암살>, <터널> 같은 우리나라 영화에도 클래식 음악은 사용되었다.

이 영화들에서 나온 클래식 음악들에 관한 이야기(작곡가나 개별 음악)는 기본이고 선곡된 음악들이 영화 속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그 연관 관계까지 짚어주는 설명을 듣고 나면 여기 소개된 영화들을 다시금 찾아보고 싶게 된다.

클래식 전공자로서 저자의 감식안은 실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왜냐면 어떤 영화들은 엔딩 크레디트에 사용된 음악들을 친절하게 언급하기도 하지만, 여기 나온 영화들이 모두 그렇게 친절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의 청취력으로 어떤 작곡가의 어떤 음악인지 찾은 음악도 많다고 생각된다. 내 추리가 맞는다면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아주 사소한 '옥에 티'도 발견해 내고.

<언터처블 : 1%의 우정>은 하나부터 열까지 공통점이라곤 없는 두 사내의 우정을 그린다.

거기서 백만장자 필립은 클래식을 좋아하고, 간병인 후보자 드리스(오마 사이 분)는 '춤출 수 없는 건 음악이 아니라'고 하며 Earth, Wind & Fire의 'Boogie Wonderland'의 음악에 맞춰 현란한 댄스 실력을 보여주어 주위 모든 사람들을 춤추게 만든다. 난 아무래도 필립보다는 드리스 편이긴 하다. 춤은 그만큼 못 춰도!

개인의 선호는 있을 수 있으나, 음악에 무슨 수준 차이가 있을 순 없다.

영화의 한 장면에 어울린다면 팝이 되었든, 클래식이 되었든 잘 사용해서 화면에 녹아들면 된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엔딩 크레디트에서도 마지막 부근에 나오는 OST 목록을 반드시 보고 나오는 팬들에겐 더할 수 없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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