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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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9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변호사(일명 '최변')가 직접 작가로 나서고 만화가 김현원이 그린 화제의 인스타툰 《메리지레드》가 <우리 이만 헤어져요>라는 이름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최변이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혼 관련 에피소드들이 만화로 재구성되었고, 군데군데 작가의 짧은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한때는 좋아서 안 보고는 못 살던 연인들이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쳐 '검은 머리 파뿌리 되리라' 백년해로를 다짐하지만 결국 남보다도 못한 관계로 서로 상처를 주면서 이혼을 하거나, 혹은 극적으로 다시 살기로 하거나...

책에서 나오는 어떤 이야기들은 삼류 막장 드라마 필인 것도 있고, 가슴이 짠한 사연도 있다.

이혼이란 것도 불가피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기에 과거에 부당한 대접을 받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살다가 자녀들의 결혼 이후 홀로서기에 나서는 주부들의 황혼 이혼도 나오고, 결혼이라는 게 생판 몰랐던 양쪽 집안이 결합하는 의미도 있기에 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양가 집안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불씨가 되기도 하고, 성인 남녀는 갈라선다 하더라도 아직 어린 자녀는 아빠 엄마 중 누군가를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가장 은밀한 공간에서 드러나지 않게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가정 폭력의 어두운 민낯도 드러난다.

만화로 만들어져서 페이지는 막힘없이 넘어가지만, 그 안에 우리네 인생이 있고 삶의 교훈이 숨겨져 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결혼 생활에 대해서 독자들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는 게 결혼'이라고들 하지만, 그렇다면 이왕이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우리네 인생의 가장 큰 후회는 '안 한 일들에 대한 후회'라는데.

본인과 하나부터 열까지 똑같은 분신이라면 모를까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모든 게 자기 입맛에 완벽하게 맞을 순 없다. 부모도, 배우자도, 자녀도... 적당히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사는 수밖에는!

한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린다는 결혼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 보고, 밤에 가만히 누워서 등 돌리고 자는 배우자의 모습을 다시 한번 애정 어린 눈길로 볼 수만 있다면 이 책의 소임은 충분하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 P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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