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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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10탄 <폴리스>다.

어떤 시리즈물은 한 편 한 편 독립적으로 아무런 연계 없이 존재하지만, 이 해리 홀레 시리즈는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전작을 읽지 않는다 해서 이번 작품 <폴리스>를 읽는데 큰 애로사항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전작 모두는 아니라도 최근작 정도는 읽는 게 추천된다.

적어도 올레그가 연관된 '구스토 한센' 사건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시리즈의 대표작이라 할 <스노우맨>만 읽은 상태였는데, 이런 독자들을 위해서 책 앞머리에 전작 9편에 대한 간략한 요약과 주요 등장인물을 설명해 놓았다.

제목처럼 이번에는 '경찰'이다.

도대체 경찰은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어 할까?

보통 경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 잠복근무, 박봉, 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누군가는 경찰이 되고 싶어 하고, 끊임없이 누군가는 지원을 한다.

이번 작품에서 요 네스뵈(이하 '요 선생')는 경찰 조직 자체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흔히 말하는 '경찰이 되지 않았으면 악당이 되었을' 캐릭터도 분명 등장하고,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로 '타의 모범이 되는' 경찰만 있진 않다.


그런 경찰들이 이번에는 연쇄살인의 타깃이다.

어느 나라나 감히 경찰을 건드리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범죄라 가중처벌이 가해지는 걸로 알기에, 극악한 범죄자들도 경찰에 직접 상해를 가하는 경우는 웬만해서는 피하는데 경찰만 계속 죽이는 범죄자라니!

목숨이 배 밖으로 나온 자가 아니라면...

미제 성범죄 강력사건들의 현장에서 해당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벌인 양 연쇄적으로 죽음을 당하고, 사연이 있어 현직에서 물러나 대학 강단으로 피신해 있던 해리는 곤란에 빠진 옛 동료들의 SOS를 받고 고민에 빠진다.

마음은 이미 사건 현장이나, 그에겐 이미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로 약속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800P 분량의 <레오파드>에는 미치지 못하나, <폴리스>는 679P로 어마무시한 분량이다.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범인의 동기와 사건의 진행과정이 내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고, 요 선생이 곳곳에 지뢰처럼 심어 놓은 떡밥을 내가 모두 회수하지 못한 건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 있었다. 어쩌면 시리즈 전체의 큰 그림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해리 홀레 형사의 창조주' 요 선생의 정확한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닐는지! 물론 빈약한 나의 상상력과 이해력을 탓해야 하겠지만.

처음부터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신임 경찰청장이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환자가 해리인지 착각했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해리의 오랜 짝패 베아테의 죽음은 잘 이해되지 않았고, 설사 죽는다 하더라도 꼭 그렇게까지 잔인한 방법으로 죽어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부활의 전조를 막판에 드리우긴 했지만) 초반부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발렌틴이 중반 이후 아예 사라져 버린 것도 썩 훌륭한 구성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스토리를 조금 가다듬어서 100P 정도 덜어내고 500여 페이지로 편집해서 속도감은 더 높이고 인과관계는 보다 명확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형사로서의 능력은 의심할 나위 없고 인간적인 매력은 치명적이요, 심지어는 성적 매력까지 지닌 해리지만, 우리의 상상 속 북유럽 복지 선진국 노르웨이에서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법한 험악한 사건들을 통해 많은 동료를 잃었고, 그의 영혼엔 회복하기 힘든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깔렸다.

<폴리스>에선 해리는 라켈과 결혼하는 '일단'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과연...???


마블 영화의 마지막에 보면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 전 반드시 다음 편 떡밥인 쿠키 영상이 있다.

<폴리스>에도 스톨레 박사의 딸 에우로라가 떡밥을 던지면서 끝난다.

해리 홀레 시리즈는 지금까지 12편이 나왔고, 국내엔 <폴리스>가 10번째고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은 <목마름 Thirst>과 <Knif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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