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그림 - 명화 속 눈먼 욕망과 연애 유희
최정은 지음 / 세미콜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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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에는 어떤 사랑 이야기가 잠들어 있을까? 17세기 유럽의 화려한 궁정문화가 유행하던 시기에 화가들에게 온전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었는지는 의문이 가지만 역사나 종교, 신화와 같은 서사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주제가 미술사에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특히  이 책에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와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서양미술의 명작들을 다루고 있으며 그중 즐겨 읽을 만한 사랑에 관한 글과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17세기 중반의 네덜란드는 경제적으로 가장 황금기를 누리고 있던 시기였다. 막강한 경제적 부와 도시국가는 시민문화의 발전을 불러왔고 교회의 권력에서 벗어나 종교화 보다는 장르화가 유행하게 되었다.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실내화, 등의 일상생활과 자연을 소재를 다룬다는 점이 네덜란드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17세기 회화를 대표하는 렘브란트, 피터 데 호흐, 루벤스, 프란스 할스의 그림들도 의미가 깊지만 요하네스 얀 베르메르의 '그림 속 그림', '거울' '편지'를 주제로 한 그림들 속에서 당시 상류층 사회의 사교술과 연애의 관례를 잘 엿볼 수 있다. 보일 듯 말 듯 한 모호함, 직접적이지 않은 절제된 감정을 몽롱하게 그림에서 보여 주는듯하다. 모호함 자체가  색다른 매력이자 네덜란드 회화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이 시기에 '엠블렘집이 널리 유행하여 필독서처럼 읽히고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삽화와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에세이 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유명 저자들의 엠블렘집이 웬만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성서와 함께 읽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18세기 로코코 회화는 귀족뿐 아니라 서민층에도 확산되어 살롱전을 통한 화가로의 등단과 후원이 이루어졌다.프라고나르, 와토, 부셰의 작품들에서 사랑과 연애라는 주제가 크게 떠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다소 유희와 놀이에 몰입하는 주제들로 화려한 구도나 색채에 있어 미술문화의 풍요로움 마저 느끼게 해 준다.

우리의 관념 속에서도 노골적인 드러냄은 포르노그래피와 다를 바가 없듯이 진정한 에로틱함은 금지된 욕망의 표현에서 나온다.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은 금지된 것에 매혹되고 이끌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우리가 관객의 입장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미술사적 관점에서 볼 때 명화의 해석은 매우 어렵고 고무적이란 생각이 든다.  화가 자신이 아니고서야 그림의 정확한 해석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미술사적 접근 방식과 도상해석학의 흐름 및 최근의 해석사를 포괄적으로 보충해 주고 있어 독자들이 사전 지식 없이도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런 후의 명화 속 사랑 이야기의 느낌은 각자의 몫에 맡기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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