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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마이크 리에라 지음, 이명혜 옮김, 최성애 감수 / 더퀘스트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초등 4학년 딸아이의 학예발표회가 있는 날 아침이라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저학년 때와는 달리 아이들을 따로 모아 무용 연습을 시키거나 연극 소품을 준비하는 잔일이 없어지니 학예발표회라는 느낌이 그리 크게 다가 오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스스로들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또 한 가지 3학년 때와 너무나도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 반 여자 친구의 밸리 댄스 순서가 시작되자(밸리 댄스 의상을 본) 남자 아이들은 모두 눈을 가리고,옷을 뒤집어 쓰고, 고개를 돌리고... 자기들만의 방식을 동원해서 민망함(?)을 표현 하더라구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이유가 궁금 했습니다. 벌써 아이들이 이렇게 커 버린 걸까요?
요즘 저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가 사춘기 자녀에 대한 대화법과 교감에 관한 기술이었는데 이 책이 도착했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손을 잡고 철로 위를 한 발 한 발 걸어 가는 모습의 표지에서만 보아도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감성코칭 전문가이신 최성애 박사님의 감수와 추천이 더해진 도서라 충분히 도움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뒤 표지에 모바일 코드가 있어 Youtube에 이 책을 읽은 분들의 이야기도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공감어린 생각과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10대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다양한 노력과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못되게 굴더라도 내 편이 되어줘요"라는 구절이 우리 10대들의 마음을 대신하는 굵고 짧은 메세지임을 강하게 느끼면서 마이크 리에라의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는 제가 찾던 그 문제해결의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확실한 믿음이 생깁니다.
3장 아이에게 말하는 패턴을 바꿔라
돌이켜보면 이제껏 나름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고 생각을 존중해 주려고 나 스스로 노력한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르침' 이라는 이유로 반복적인 조언이 아이에게는 일상적인 '잔소리'에 불과 할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얌전이 듣고 수긍도 하는 단계에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다르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잔소리를 거듭 늘어놓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좋은 수단이 아니라고 합니다.책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조언을 하기 전에 반드시 되 물어 보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부여해 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급한 성격 탓에 빨리빨리 해결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조급증을 나부터 고쳐야겠습니다.
적절한 물음과 대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그래도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 같으면 조언을 하되, 간결하게 해야겠습니다.
1장부터 3장까지 제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과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짧게나마 옮겨 보았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도서입니다.^^

4장 갈등을 풀며 함께 교감하는 기술
러시아의 아동발달 심리학자 비고츠키에 따르면 사람은 배움의 욕구가 특히 큰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 시기를 '근접발달영역' 이라 부르고 이 시기의 상호작용은 잠재성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고 , 그런 활동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거나 누군가가 이끌어줄 때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또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한 개인은 협력자나 안내자가 없으면 잠재력을 발전시킬 시기에 도움이 될 특별한 배움을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십대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학습능력이 더욱 향상되며, 특히 특정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두뇌활동이 가장 활발하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호작용이 가장 뚜렷한 곳은 바로 학교입니다. 교사들과 학생들은 함께 움직이며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가끔씩 그 옛날 나의 어릴 적 선생님들을 떠올려 볼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 다음으로 인생의 멘토이자 내 삶의 방향을 알려주신 분들이기도 합니다. 분명 누군가에 의해 내 잠재력이 발견되어지고 독려 되어졌을 것입니다. 우리의 10대들에게도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어른이 학교에도 있음을 알고 상호작용 한다면 아이들의 인생 또한 크게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꿈이 자라나는 시기인 초등 때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을 만나기를 학부모 입장에서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5장 성과 관련된 십대의 모든 문제들
엄마와 딸 : 불과 불이 만나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업에 직면하면서 엄마와 딸 사이는 친밀함과 증오 사이를 계속해서 오간다. 이토록 강력한 친밀감과 증오를 부모라는 존재에게서 이끌어낼 수 있는 존재는 아마 십대뿐일 것이다.'
p.158
남자 아이의 경우에는 아빠가. 여자 아이의 경우에는 엄마와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저도 공감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이가 3학년이 되면서 부터 성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요즘 아이들은 빠르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성별을 떠나 성교육은 반드시 알아야 하고 필요하다는 나름의 교육관이 있기에 갑자기 변화가 오더라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준비를 하기 위함입니다.
성장하면서 이성에 관해 자신의 고민을 부모와 함께 나누는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저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부부간의 태도가 아이의 가치관을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부부간의 서로에게 대하는 존중의 방식에 따라 자녀도 친밀감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호 친밀감이 나아가 자녀와도 이어져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부모와 교감하게 될 것입니다.

6장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만들어라
우리의 자녀가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나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도 바른 행동과 처신으로 타의 모범이 된다고, 또는 적어도 남에게 해를 입히는 가해자의 입장은 아니라고 착각하는 부모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그게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완벽한 십대가 아닌 것처럼 우리 역시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는 점이 깊이 새겨집니다. 우리 스스로를 돌이켜 보아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물론 우리의 자녀가 실패를 거듭하고 괴로워 할 때 묵묵히 기다려 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 나 스스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늘 자문을 해 보곤 합니다. 그 때마다 떠오르는 건 내 10대 시절의 나의 부모님께서는?... 참 신기하게도 특별하게 간섭을 하거나 잔소리를 들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하게 부모님께 불만도 없었던 것 같았고요.
반면, 10년 후 우리 아이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까? 잔소리만 하는 엄마와 그 반대인 아빠로 기억하지 않을까... 아찔할 때가 있습니다.
내 부모님께서 믿음으로 묵묵히 지지를 해 주셨듯이 우리 아이 또한 일관성 있는 교육관을 바탕으로 기다려 주는 여유를 가져 보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실패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며 어른이 되는 당연한 절차일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아이의 실패를 어떻게 조율하고, 어떻게 실수를 교정하도록 가르치느냐에 있습니다.
'부모의 조용한 지지는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째, 나는 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너는 이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지지를 받은 아이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줄 알고 자신이 처한 위기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7장 간접 의사소통의 기술
침묵으로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십대안의 다중이: 행간을 읽는 법
십대 안에는 두 사람이 있다. 집에서 사는 '퇴행하는 아이' 와 집 밖에서 나타나는 '떠오르는 성인'이다.
부모의 주된 과업 중의 하나는 '십대에게 떠오르는 어른'의 모습을 되도록 재빨리 감지 해서 아이 내면의 두 측면 모두와 유대하는 것이다.
집에서는 마냥 어리광에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을 엄마로 알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도 밖에서는 소위 말하는 '엄친아'로 불리는 해프닝들이 그리 드물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 지인들의 이야기에서도 보면 배려심도 깊고 사교성도 좋아 교우관계도 원만한 아이의 경우에도 정작 집에서는 서로 말 한 마디조차 살갑게 하지 못하고 부모의 물음에 대꾸조차 않을 때가 많다고들 합니다. 거기다 대화를 시도라도 해 보려고 하면 짜증으로 답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 아무리 교양이 있는 부모라도 아이와 이성을 잃고 위아래 구분없이 말싸움을 하게 되지요. 10대 자녀를 기르는 가정의 흔하디 흔한 일상의 풍경일 것입니다.
앞으로 저에게도 아이와의 대화 단절의 시기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의 사태를 적절하게 대응하고 현명한 행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를 줄 뿐. 간접적인 의사소통의 기술이 발휘 되어야만 합니다.그 방법 중의 하나가 편지가 되겠지요. 특히 편지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질서와 평온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교감을 불러오는 훌륭한 도구라고 합니다. 짧은 편지, 아니면 이메일도 좋은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해야겠습니다. 일기장이나 간식 통을 이용해서 짧은 편지, 메모에 가까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열 번의 말 보다는 한 장의 편지가 아이의 마음에 와 닿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제가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8장 마음의 안전지대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곳을 만들어줘라
혼란은 좋은 것이다.
십대 자녀가 첫눈에도 미친 짓처럼 보이는 무엇인가를 요구하더라도 조급하게 뿌리치지 말라
이 시기의 10대들이 가지는 신체적, 정신적 혼란에 '공격' 또는 '도피 본능' 으로 반응한다고 합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에는 혼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 또는 도피 반응을 둘 다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아이들은 혼란의 경험을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무능하다는 표시로 받아들인다고 하니 그 또한 안타까운 일입니다.
10대를 키우는 우리 역시 과거 많은 혼란 속에서 우리만의 안전지대를 확장하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혼란은 극히 정상적이고 이러한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먼저 명백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혼란에 대처했던 방식을 가지고 아이와 혼란에 관해 얘기를 나눌 때, 십대는 혼란을 경험한 적이 없거나 자신의 혼란과 의심을 드러내지 않는 부모가 아니라 혼란에 솔직한 부모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부모와 견해가 다른 어떤 문제에 대해 신념있게 맞서 지키는 모습을 본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고수하는 법, 친구들이 자기 행동의 단점을 지적하는 동안 스스로 혼란을 견뎌내는 법 등을 간접적으로 배운다는 놀라운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청소년기야말로 우리 삶의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 수많은 첫 경험을 하는 시기이며, 우리 인생의 40년 60년 동안의 첫 경험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사랑, 위험, 정체성, 독립성에 이르기까지 청소년기는 중요한 인생 경험 면에서 다른 어는 발달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시기임에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9장 주변으로부터 도움 받는 법
십대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진은 천마디 말보다 가치 있다
우리집 십대 안에 어린 아이가 있다
테러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어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통해야 된다고 합니다. 십대를 표적으로 하는 납치, 묻지마 살인, 성폭행... 등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어른이란 십대에게 권위와 영향력을 끼칠 위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특히 성폭행 문제에 관해서는 십대 또는 어떤 사람에게도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명확한 규칙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에게 대비법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첫째, 십대 자녀에게 사람들을 평가하는 법을 가르쳐라.
부모가 자녀 또래를 만날 때, 그 애들을 본 첫 느낌을 꼭 말하고, 아이에게도 첫 인상이 어땠는지 물어보라. 이는 비언적 정보를 습득하는 아이의 직관과 능력을 키워 준다. 자녀에게 사람에 대한 믿음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서로를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지, 상대방이 진실하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하라. 아이가 모든 친구관계를 통틀어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계발시켜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가 자신의 직관에 확신을 가지게 하라.
둘째, 무술, 호신술 등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키는 법을 훈련시켜라.
부모는 싸우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법, 싸움을 피하는 법을 익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아이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확고한 자신감은 실제로 경험하고 체득할 때에만 생긴다.
십대 자녀와의 관계에서 두려움이 우리를 이기게 놔둬서는 안 되는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이가 아무리 나이가 들고 덩치가 커도 우리는 우리 아이에게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다섯 살 어린이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십대 자녀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특히 진실을 말해야 하는 상황일 때, 아이에게 자신이 처음으로 내놨던 대답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라는 것입니다. 연민을 가지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계속. 결국 이러한 노력은 자녀와의 유대감 형성과 관계의 돈독함에 토대를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빅터 보르헤는 "웃음은 두 사람 사이를 잇는 최단 거리" 라고 합니다.
멋진 웃음과 공감의 웃음은 어떤 일이 있든 꾸준히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초가 됩니다. 여느 청소년기가 주는 압박 속에서, 부모는 마음속 가장 중심이 되는 자리에서 날마다 양육의 기쁨을 누릴 필요가 있다는 작가의 의도가 속 깊게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