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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혼자가 되었나 - 시스템이 붕괴된 한국 사회의 아찔함을 읽다
이정국.임지선.이경미 지음 / 레디셋고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언론사에 대한 불신감이 있었다. 기자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떤 선입견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언제나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희망의 새싹은 어김없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또 느낀다.
연일 터져 나오는 성범죄, 묻지마 살인, 폭력, 자살, 왕따, 실업... 이런 기사들로 채워지는 헤드라인을 보면 더이상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더 한심한 사실은 과장된 타이틀로 독자를 현혹하는 일부 언론사. 막상 제목과는 터무니없이 다른 내용을 보면 기만을 당했다는 생각마저 들고 그 밑에 달린 댓글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생기고 사라지는 언론사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 남아야 하는 절실함도 있겠지만 소리조차 낼 수 없는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론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반가웠다. 거기다가 적절한 해결책까지 제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마움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예전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근검절약하면서 자식들 교육시켜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다 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우리 시대에 하루 한 끼를 걱정하며 노숙하는 노숙자나 방학이면 급식을 못해 끼니를 걱정하는 굶주린 어린이, 죽은지 열흘이나 지나서 발견되는 독거노인, 수십, 수백만원 하는 주사를 투여해야만 목숨을 연명하는 희귀난치성질환자, 자살하려고 카페에 가입하는 아이러니한 세상...이런 일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지금 우리들의 현실이다. 옛날보다 더 잔인하고 참혹한...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대학 가려고 빚내는 아이들을' 읽으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특성화고의 경우 학력에 따라 임금 기준이 달라지는 모순된 제도.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학부모, 무조건적으로 명문대에 많이 보내야 좋은 학교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교사, 일자리 불일치, 기술 불일치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정부등의 전반적 이유 때문에 학력,학벌주의를 깨뜨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부분적 제도의 변화로 혼선만 가중시키는 악영향을 언제까지 반복해야만 하는지 답답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하였다..
한편, 대학생들이 대학에 다니기 위해 공부를 중단하고 노동현장에 나간다. 고액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대학교의 휴학률이 30%라고 하며 복학률은 16%에 불과하다. 수백, 수천만원의 등록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업을 중단 해야 하는 일들이 남의 일 같지는 않다. 아무리 애를 써도 회복할 수가 없다는 젊은이들의 인터뷰는 너무나 서글프다.
아이에게 바른 인성을 가르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모든 학부모들의 희망일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보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스스로 반성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