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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이승희 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7월
평점 :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할 때 자기계발 관련서적들을 많이 읽었어요.
뭔가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 했고 나라는 사람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나 고민도 되던 시기였거든요.
제가 읽던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처세와 인맥에 관한 이야기였고 희한하게 '마케팅' 담당자들의 사례가 많았어요. 그래서 '마케팅'이 뭔가 한참 호기심이 생겼던 적도 있었지요.

이번에 읽게된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의 사례자들은 자기계발서에 나오던 인맥관리나 자기PR이 아니라 진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실무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것도 대기업이 아니라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이죠.
배달의 민족이나 에어비앤비는 워낙 유명하고 소비자로서 각인된지 좀 되었지만 스페이스오디티나 트레바리는 정말 생소한 스타트업이었어요.
배달의 민족의 경우에는 그냥 배달 앱인데 마케팅이 굳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배민'에 대해 떠오르는 게 많더라구요. 이를테면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같은 거요. 그런 창작물이 마케팅을 위한 이벤트의 결과물이었다고 하니 그 담당자 참 물건일세, 싶었어요.
마케터에겐 다른 직군보다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해요. 경험이 많아야 사람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다른 마케터들에 비해 경험이 많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대전에서 서울로 막 올라왔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서울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좋은지,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은 어딘지, 뮤직 페스티벌이 뭔지, 브랜드 제품 파법 스토어가 뭔지, 이런 지식이 전무했으니까요. 일단 미친 듯이 경험 자산에 투자했습니다. 새로 생긴 카페, 서점, 식당과 같은 공간에 그 누구보다 빨리 가보려 했고, 사람도 많이 만났고, 영화, 드라마, 예능은 물론 책도 장르 불문하고 많이 읽으려고 했습니다. 여행도 많이 갔습니다. p. 55(이승희)
배민의 마케터인 이승희씨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였는데요. 이승희 마케터의 첫 직장이 치과였다고 해요. 다니던 치과의 블로그 홍보를 도맡아 하고 입지를 굳힌 후 좋아하는 브랜드인 배민으로 옮겼는데요. 노력에 노력을 더했던 심정을 읽고나니 마케터들의 일상이 어떤지 대충 감을 잡겠더라구요.
한번도 이용해본 적 없는 에어비앤비에 관심이 생겨 그곳의 자료를 탐독하고 홈페이지를 들라거리며 입사를 준비했던 손하빈씨의 면접때 내용을 보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하고 깨닫기도 했어요. 그동안 내가 썼던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되돌아보니 먹히는 자기소개서는 관심을 얼마나 표현했는가에 달려있었던 것처럼 마케터의 기본 자질도 결국 관심이었던 거죠. 또한 일관되게 자신을 주장하는 것도 포함이 되겠지요.
다른 플랫폼과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마케팅에서는 결국 단 한가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일관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사람이 얼마나 진국인지 알려면 그사람이 내게 해왔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우리나라 속담에 열가지 중 아홉가지를 잘해도 한가지를 못하면 다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끝까지 일관성 있다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해버리면 의도를 헷갈리는 것처럼요. 그래서 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는 일관성인 듯 해요.

이렇게 취향은 일상의 작은 이벤트가 됩니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죠. 취향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겐 평범한 순간이 나에겐 반갑고 즐거운 순간이 됩니다. -p.3989(정혜윤)
마케터로서 가장 중요하게 갖춰야 할 덕목이 취향이라고 해요.
요즘은 자기 취향 확고한 사람들이 많아서 끼리끼리 뭉치기도 하고 독자적인 취미를 SNS에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뚜렷한 취향이 마케팅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지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이 책 서두에 책을 내게 된 동기가 나와 있어요.
- 영 프로페셔널, 젊고 능력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져야 한다.
그동안 전문가라고 소개된 교수님, 연구원, 박사님들이 아니라 실무진으로 뛰고 있는 젊은 일꾼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의미인데요. 데이터가 오래되고 너무 거시적인 전망이 아니라 실무진으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담당자들의 마케팅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