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갈 이유 - 치유의 심리학, 홀로 남은 슬픔 끝에서 붙잡은 삶의 용기
로란트 카흘러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끼북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살면서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이별은 쉽게 잊히기도 하고, 때로는 속이 시원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살이 찢기고 심장을 뜯어내는 듯 아픈 이별도 있다. 이별이라는 단어 하나에 이렇게 많은 유형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심리학에서는 이제 그만 잊어라. 고인을 보내주어라. 마음에 묻고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아 새로운 관계를 맺어라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정작 본인이 그 상황과 마주하면 쉽게 잊지 못한다. 책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책의 저자는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오랫동안 가까운 사람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기존의 치유심리학처럼 잊어라’, ‘그만 떠나보내라등의 말로 치료를 하고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믿었다. 그랬던 그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에야 기존의 치유심리학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독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기존의 치유심리학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한다. 슬픔을 억지로 감추려 하지도 말고, 잊기 싫은데 억지로 잊으려 하지도 말고,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사랑하는 이를 계속해서 사랑해도 좋다고 말하며 고인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고인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거기에만 매달리고 집착해서 현실의 인생을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인이 되었다고 해도 함께하고 싶어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들은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안정을 찾고, 슬픔을 배제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고 말을 꺼낸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잊어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맞추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억지로외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난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가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지독한 상실감에 공감해주고 그것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해주기 때문에 독자들이 저자에게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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