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하자니 일이 커지고 안 하자니 속이 터지고 - 좋은 관계를 위한 표현의 기술
김지윤 지음 / 김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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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말 하자니 일이 커지고 안 하자니 속이 터지고

제목부터가 공감이 되지 않나? 김지윤 강사의 책. TvN에서 연애에 관해서 정말 찰지게 이야기 해주던 강사였는데, 관계를 위한 표현의 기술을 알려준다고 해서 선택한 책이다.

일단 글은 매우 쉽게 읽힌다. 강의에서 써먹었을 것 같은 적당한 양념이 버무려진 글이 잘 쓰여져 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팩트를 말하는 것 보다, 듣고 싶은 말을 해주라는 것. 단순히 말하는 것 보다 따뜻한 감성을 담아서 이야기 하라는 것.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력이라는 것. 츤대레로 살면서 많은 오해를 만들어 한참 후에 당신이 착함을 어필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어떨지를 제안한다

📌회사에서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다들 갖고 있다. 무능한 상사가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빌런 짓을 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부하 탓을 해서 꼬리 자르기를 시연하여 애꿎은 애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 어디까지 대화로 풀 수 있을지 한계가 보이긴 하지만, 상대의 의도라던지 소소한 회사 생활에서 마찰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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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로렌츠 바그너 지음, 김태옥 옮김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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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나는 가슴이 뛴다. 인문학을 과학으로 설명하는 그 기술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 학사과정에서 가르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고 아직 학문의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분야!! 아직 나 역시 뇌과학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뇌과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영문을 그대로 번역한 신경과학 (Neuroscience) 이란 단어가 더욱 정확한 해석이며, 뇌과학을 바라보는 정확한 관점이다 싶다. 


 뇌와 신경은 해부학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신경이 다발이 되어 척수 다발이 되고 그 척수 다발의 끝에는 뇌가 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에는 뇌와 신경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전기신호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시냅스라고 하는 신경과 신경의 연결, 어쩌면 그 시냅스의 신경체계도 on/off만 가능한 디지털 신호 체계를 갖고 있다. 그런 많은 On Off 신호들이 뭉쳐서 이렇게 서평을 쓸는 과정에서의 기억의 회상, 타자를 치라는 신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이런 글이 만들어지고, 디지털 서버에 박제 글로 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전기적 신호, 그리고 그것을 손을 통해 디지털 세상에 옮기는 과정 모두 출발은 시냅스다.  

 


 책으로 돌아가 이 책의 저자는 뇌과학자이면서 자폐증을 가진 자신의 아들을 정상생활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자폐"라는 단어가 매우 섬뜩하다. 스스로를 닫아버린다는 단어인데, 자폐를 가진 사람들 스스로가 단절과 고립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예민하다. 일상생활의 소음들이 공사장의 날카로운 기계소리로 들리고, 일반적 TV 화면이 용접 불꽃처럼 보이는 등 비장애인들보다 더욱 크고 날카롭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이라고 과거의 불리던 조현병도 비슷한 원인을 갖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딱 1분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잊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아 보기 바란다. 사실상 끊임없이 잡생각은 떠오르고 외부 자극에 대해서 반응이 일어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이 전부 나누어져서 끊임없이 누가 자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거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던지, 아니면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던지, 헛것이 보여서 뇌가 최종적으로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조율을 못하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뇌에서 일어난 활동이 분열되었다고 해서 정신분열증이란 이름이 생기고, 그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나로 조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현병이란 병명이 생겨난 것이다. 자폐증도 마찬가지다. 다만 어릴 때부터 발병을 하다 보니 새로운 자극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결책을 갖고, 반응을 보인다. 뇌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가소성"이란 단어다. 뇌의 시냅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배열이 바뀌고 잘하는 분야가 사람마다 다르며, 한 개인에게서도 노력과 시간에 따라서 변화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이 생긴 후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에 둔감해지고, 대신 휴대폰 지도 덕분에 공간지각 능력은 매우 높아지는 것을 필자는 느낀다. 기억은 휴대폰이 하는 것이고 나는 휴대폰에 내가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 실마리들만 잘 기억해 두면 된다. 심지어 계산 그래프까지도 엑셀 프로그램이 다 그려주고, 더 상위 단계의 거시적 조망만 하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폐증은 기억력에 집착을 해서, 휴대폰 번호를 한 번만 듣고 기억한다던지, 서울시내 전경을 전부다 기억해서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던지, 한번 들은 음을 그대로 뽑아낼 수 있다던지 정상인들이 사용하는 뇌의 부분과 좀 다른 부분에 특화해서 진화되는 경우가 많다. (비장애인들이 이로운 분야면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칭송을 하고, 별 필요 없는 부분이 특출 나 지면, 그냥 자폐아가 되는 것이다.)

 그런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필자인 헨리는 자폐 증상을 가진 아들 카이의 자폐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 같은 경우, 운동장 100바퀴를 뛰라고 했다고, 정말 100바퀴를 정확하게 뛰는 등,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적당히", "밸런스 맞추어서", "융통성 있게"가 불가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어쩌면 자폐라는 것은 우리랑 생각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며, 한 분야에 몰입을 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가진 평범, 평균, 밸런스가 무너져 있을 뿐이다.


 뇌과학자가 자폐증을 가진 아들의 뇌를 재설계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펼쳐져 있으며,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뇌의 특성을 평균적으로 맞추려는 과정을 통해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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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21 : 러시아 1 - 시즌 2 지역.주제편 먼나라 이웃나라 21
이원복 글.그림, 그림떼 그림진행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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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내가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 들어가면 유일하게 읽을 수 있었던 합법적(?) 만화책이었다. 그때는 읽는다고 읽었지만, 이해해가 어려웠다. 지금도 애들이 보는 만화는 아니다 싶다.러시아라는 국가 정말 “먼나라 이웃나라”다.북한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도 하고, 90년대 이후에나 소련이란 이름으로 우리와 수교를 맺은 국가이기도 하다.어쩌면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핵심국가,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주적이었던 국가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선 가장 중점적으로 읽은 부분은 이 러시아라는 나라가 한 때 세계2위의 대국이 되었고, 어떻게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냈는가 라는 점이었다.

🕑러시아라는 국가는 기본적으로 노예제가 아닌 노예제보다 더 악랄하다 여겨지는 농노제를 갖고 있었던 국가다. 그 큰 영토를 유지하기 위해서, 또 왕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예제보다 농노제가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노예제도는 노예의 의식주를 주인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하지만, 농노제는 의식주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했다. 때문에 사회 평등에 대한 의식은 매우 높을 수 밖에 없었으며,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 불안은 역사에서 증명될 수 밖에 없었다. 척박하고 추운 땅에서 각 농노들이 개척해야 할 땅은 극도로 넓었으며, 그들의 희생을 통해서 러시아의 문화가 유지될 수 있었다. 결국 왕족, 귀족으로부터 농노까지 사회의 계급이 러시아 라는 사회를 썩어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계급에 대한 저항, 공동생산, 공동분배에 대한 개념이 앞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1991년 불과 1년도 안되는 시기에 소련은 붕괴된다. 이후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며, 겪었던 경제상황. 개인의 의지보다 집단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비록 공산주의는 없어졌지만)를 바탕으로 강력한 국가주의를 표방하는 러시아라는 국가. 현재 푸틴의 러시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두권의 책을 통해서 잘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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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앞의 10년, 미래학자의 일자리 통찰 - 최윤식 박사의 미래 한국 리포트: 일, 회사, 능력 편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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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나오는 경제 위기! 위기의 원인은....AI라는 익숙하지만 실체가 없어서 두려운 존재가 내 일자리를 위협한단다.

매번 경제 위기를 이야기한다. 경제학자 입장에서 경제가 호황이라 그랬다 불황이 되면 온갖 비난의 화살이 쏠리지만, 불황이라고 보험성이 짙은 이야기를 했다가 호황이 되면, 잘 대비했다고 설명하면 되기 때문에 모두가 호황에도 불황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30년 전 대한민국보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비관론적 견해는 없어지지 않는다. 더욱 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미 코로나 19를 통해 언택트 사회에 진입하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경험했다. 코로나 이전 필자는 과거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IT 회사의 신기술을 홍보하는 행사 기획을 자주 했지만, 이번에는 CISCO 사의 Webex라던지 마이크로소프트의 Teams라는 프로그램을 빠르게 도입하여, 대외 행사 및 사내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덕분에 회사 입장에서는 행사 대관비, 에이전시 비용, 행사 인테리어비 등 다양한 비용을 아끼고 있으며, 무료 혹은 일부 유료 소프트웨어의 저비용을 지불하면서 IT회사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위의 두 프로그램이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을 것이며, 대행사를 끼지 않으면서 행사 진행에 대한 완벽함은 약간씩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이 짧은 경험을 통해서 없어질 직업과 새로 생길 직업에 대해서 간략하게 예상해보고자 한다. 앞서 말했듯이 행사 대관비, 인테리어, 출력물과 같이 현실, 실물에 대한 필요성이 매우 떨어짐을 경험했다.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택시비도 필요가 없어졌으며, 행사가 시작되면 관습적으로 제공했던 케이터링 서비스도 사실상 중단되었다.

 하지만, 새롭게 필요한 서비스도 깨닫게 되었다. 실제 출력물은 필요가 없었지만, 인터넷으로 모객을 하는 웹디자인, 직관적으로 가입 및 행사장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UI, UX 디자인, 행사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다 보니 매끄럽게 프로그램을 조작할 엔지니어의 필요성, 혹은 행사 플랫폼, 템플릿은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필요성을 만들어 냄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거의 1만 년 가까이를 농업과 목축에 치중하다가, 몇 백 년 제조업을 맞보다가, 몇십 년 만에 IT니, 4차 산업 혁명이니 이야기하는 단계까지 오다 보니 속도에 인간은 지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한 세대가 1차 ~ 4차 산업혁명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줄 정도로 변화의 속도는 빠르다.

 제조업의 사고방식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동 구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 "정규직"이란 이름으로 한 기업에 충성을 다해야 했다면, 사실상 개개인이 프리랜서화 되어서 소속과 이탈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IT 분야에 대한 이해, Webex나 Teams와 같이 어떠한 주제의 플랫폼을 이해하여야 하며, 단순 반복적 업무보다는 넓은 분야를 알아서 각 분야를 조합시켜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필자가 매번 강조하듯 인문학과 이공계의 Gap이 없어졌다. 사람의 사고방식을 뇌과학을 통해서 수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는 시점이다. 결국 인간이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분야를 선점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인간이 완벽하게 이성적일 수 없는 부분을 기계의 도움을 받고, 인공지능이 습득해 온 정보들의 가중치를 잘 조정해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다. 인간이 좋아하는 감성적 영역, 오로지 숫자와 그래프로 표현될 수 없는 그 분야를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 미래의 일자리가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언택트 회의에서도 볼 수 있듯, 매끄럽지 못한 부분, 인간이 편리하게 접속하게 만드는 기능 등 인간의 감성적 영역에 대한 니즈는 계속해서 커질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한 직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아지를 키울 때 "먹이"라는 보상을 충족시켜주면, 우리가 원하는 "정서적 교감"이라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보상을 바라지 않으며, 목적은 인간이 설정해 주는 것을 넘어설 수 없다.

결국 인간이 설정한 목표를 위해 인공지능은 도구에 불과할 뿐이며, 우리가 빠르게 먼 곳을 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면, 자동 항법 장치를 가진 비행기가 목적을 달성해 주듯, 우리 인간은 다른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그 과정을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 생각하면, 앞으로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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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로렌츠 바그너 지음, 김태옥 옮김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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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뇌과학"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나는 가슴이 뛴다. 인문학을 과학으로 설명하는 그 기술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 학사과정에서 가르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고 아직 학문의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분야!! 아직 나 역시 뇌과학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뇌과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영문을 그대로 번역한 신경과학 (Neuroscience) 이란 단어가 더욱 정확한 해석이며, 뇌과학을 바라보는 정확한 관점이다 싶다. 


 뇌와 신경은 해부학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신경이 다발이 되어 척수 다발이 되고 그 척수 다발의 끝에는 뇌가 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에는 뇌와 신경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전기신호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시냅스라고 하는 신경과 신경의 연결, 어쩌면 그 시냅스의 신경체계도 on/off만 가능한 디지털 신호 체계를 갖고 있다. 그런 많은 On Off 신호들이 뭉쳐서 이렇게 서평을 쓸는 과정에서의 기억의 회상, 타자를 치라는 신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이런 글이 만들어지고, 디지털 서버에 박제 글로 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전기적 신호, 그리고 그것을 손을 통해 디지털 세상에 옮기는 과정 모두 출발은 시냅스다.  


 책으로 돌아가 이 책의 저자는 뇌과학자이면서 자폐증을 가진 자신의 아들을 정상생활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자폐"라는 단어가 매우 섬뜩하다. 스스로를 닫아버린다는 단어인데, 자폐를 가진 사람들 스스로가 단절과 고립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예민하다. 일상생활의 소음들이 공사장의 날카로운 기계소리로 들리고, 일반적 TV 화면이 용접 불꽃처럼 보이는 등 비장애인들보다 더욱 크고 날카롭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정신분열증이라고 과거의 불리던 조현병도 비슷한 원인을 갖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딱 1분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잊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아 보기 바란다. 사실상 끊임없이 잡생각은 떠오르고 외부 자극에 대해서 반응이 일어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이 전부 나누어져서 끊임없이 누가 자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거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던지, 아니면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던지, 헛것이 보여서 뇌가 최종적으로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조율을 못하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뇌에서 일어난 활동이 분열되었다고 해서 정신분열증이란 이름이 생기고, 그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나로 조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현병이란 병명이 생겨난 것이다. 자폐증도 마찬가지다. 다만 어릴 때부터 발병을 하다 보니 새로운 자극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결책을 갖고, 반응을 보인다. 뇌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가소성"이란 단어다. 뇌의 시냅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배열이 바뀌고 잘하는 분야가 사람마다 다르며, 한 개인에게서도 노력과 시간에 따라서 변화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이 생긴 후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에 둔감해지고, 대신 휴대폰 지도 덕분에 공간지각 능력은 매우 높아지는 것을 필자는 느낀다. 기억은 휴대폰이 하는 것이고 나는 휴대폰에 내가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 실마리들만 잘 기억해 두면 된다. 심지어 계산 그래프까지도 엑셀 프로그램이 다 그려주고, 더 상위 단계의 거시적 조망만 하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폐증은 기억력에 집착을 해서, 휴대폰 번호를 한 번만 듣고 기억한다던지, 서울시내 전경을 전부다 기억해서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던지, 한번 들은 음을 그대로 뽑아낼 수 있다던지 정상인들이 사용하는 뇌의 부분과 좀 다른 부분에 특화해서 진화되는 경우가 많다. (비장애인들이 이로운 분야면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칭송을 하고, 별 필요 없는 부분이 특출 나 지면, 그냥 자폐아가 되는 것이다.)



 그런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필자인 헨리는 자폐 증상을 가진 아들 카이의 자폐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 같은 경우, 운동장 100바퀴를 뛰라고 했다고, 정말 100바퀴를 정확하게 뛰는 등,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적당히", "밸런스 맞추어서", "융통성 있게"가 불가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어쩌면 자폐라는 것은 우리랑 생각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며, 한 분야에 몰입을 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가진 평범, 평균, 밸런스가 무너져 있을 뿐이다.


 뇌과학자가 자폐증을 가진 아들의 뇌를 재설계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펼쳐져 있으며,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뇌의 특성을 평균적으로 맞추려는 과정을 통해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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