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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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_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어느 쪽이든 우울증은 늘 그자리에 있다. 마치 일상에 도르라지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배경 소음처럼."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내가 우울증인가?'하는 생각을 했을거다. 물론 그 시간이 찰나 일수도 있고, 오랫동안 지속 될 수도 있다. 컨디션에 따라,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컨디션은 단연코 신체적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런 때면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세상이, 심지어 침실 천장 조차도 나를 짓누르듯이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그런 모든 것들에 '아름다운'을 붙였으며, '아픈'을 붙였다. 그렇다. 분명히 아픈 것이다. 몸은 괜찮을지 몰라도, 정신이 안녕하지 못하다면 몸에도 결국 이상이 생길테고 그렇게 점점 스스로만의 동굴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얼마나 그 무게가 컸으면 '코끼리'라는 큰 동물을 비유를 했을까? 체감상의 무게는 아마 코끼리의 그것보다 더 했을거다.
그런 상황 중에서는 책에서의 목표처럼 '일어나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다. 침대에서 털고 일어나 두 발로 땅을 딛는 것이 가장 힘든 순간이다.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임에도 그것이 그토록 힘든 시기가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일상을 빼앗겨 본 적이 있는 우리이기에 세상에 당연한 것이 없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다.
평소에는 아무 감흥이 느껴지지 않은 것 조차 어느 때에는 유달리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동굴 속에 있는 때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 땅에 말을 내딛는 것이 그 중의 하나일 때가 있다. 그렇기에 어느 것 하나 힘든 것이 있지 않는 요즘은 일상이 감사하다. 1년 중 이렇게 보통의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그래서 더 감사한 요즘이다. 조금 내가 더 여물었을 때는 아프기 보다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코끼리가 남았으면 좋겠다. 물론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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