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권지안(솔비) 지음 / 열림원 / 2023년 3월
평점 :
미출간


'나'를 위한, '나'에 의한 삶을 살기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아마 그 시작은 '나'에 대해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그 어떤 연구보다 어려운 '나'에 대해 알기란 우리의 인생, 아니 일상에서조차 쉽게 이루어지 못한다. 우리는 그 방법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기회조차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필요한 이유는 '나'를 위한, '나'에 의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단순히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열심히 알아가는 중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고 이것부터 누군가 물어오면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지식인에 물어볼 수도 없고,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나'라는 사람을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아마 평생 해야 하는 숙제일 수도 있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그래도 꽤나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나'란 존재는 어렵우면서도 새롭다. 사실 썩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차라리 누가 정의를 내려주면 좋겠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나'는 또 다른 색을 띄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온 사람이 세상에 또 있다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감정이 위로가 되기도 했고, 응원이 되기도 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에 대해 알아 가기에 정해진 길은 없다. 작가는 음악과 그림(주된 방법이 그림이지만)이었고 나는 아직 정확히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게는 사진이 아닐까 싶다. 글도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말보다 글로 내 생각을 전달하기가 더 쉽고, 좀 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 외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이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과 다른 내일이 펼쳐질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살지 않기에 오랜 시간이 걸릴거다. 매일을 '나'를 찾기 위해, '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살 수도 없다. 그래도 이 방향성만 잃지 않는다면, 이 길을 내가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에 대해 계속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성격도 변하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변한다. 그렇게 변화하는 것 역시 내 모습임을 알기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나'를 어딘가에는 기록하고 싶다. 나만의 수단인 사진과 글로 조금 더 자주 남겨봐야겠다. 그렇게 '나'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은 기록이 쌓이면 변화해 온 내 모습을 되돌아 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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