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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하는 자기애 - 스스로를 상처 내는 사람을 위한 심리학
사이토 타마키 지음, 김지영 옮김 / 생각정거장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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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왠지 집순이, 집돌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본인이 '히키코모리'라는 말들도 자주 들리기도 하고요. 히키코모리는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은둔형 외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해하는 자기애》는 이 은둔형 외톨이 심리에 근간을 이루고 있는 '자상적 자기애'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으로 고찰한 책입니다.

책에 따르면 자상적 자기애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상처 내는 자기애'를 말합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자상적 자기애'는 '병리'적이지 않으며 때문에 치유나 치료는 어울리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자기긍정감' 높이기 라던지, 생산성이나 행동력 높이기 같은 솔루션에 지면을 활용하지 않으며 이런 얕은 이해를 경계합니다.

📚 "자상적 자기애는 질병이 아닐뿐더러 이상성격이나 인지부조화에서 오는 문제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어쩌다 헤매게 된 미로 같은 것이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환경에 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일수록 이 미로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많다" 282p

그보다는 '책임감' 이라던지 '소통 능력'같은 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가치관과 위계 질서를 살펴보면서 왜 사람들이, 특히 청년층들이 쉽게 자상적인 자기애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지 폭넓게 살펴봅니다.

더불어 라캉 이론과 코헛 이론을 통해 '자기애'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정의를 넓혀가며 독자 스스로 내면에 깔린 편향적인 생각들을 '자각'하여 성숙한 자기애로 한발짝 나아갈 수 있는 지식과 지혜들을 제공합니다.

📚 "여기서 말하는 '자기애'란 '내가 너무 좋아'가 아니라 '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고 싶다'는 감정이다. 바로 이 자기애가 지금의 자기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계속 부정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 때 정말 부정당하는 것은 '못난 캐릭터의 자기 자신'이지, 당신 그 자체가 아니다."

📚 "높은 자존심과 낮은 자신감'이라는 특징에 자신이 해당된다면 왜 그토록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가에 대해 재검토해봐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그 자기부정은 자기애에서 유래한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 244p

결국 성숙한 자기애를 향한 과정은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못난 캐릭터'는 내 존재 자체가 아니며, 자상적인 생각 습관은 자기 방어에서 비롯된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것 이라는 자각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자기긍정감뿐 아니라 자기비판과 자기혐오과 자존감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과 공존하는 것'이라는 자기 욕망의 이해, 이에 대한 사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해하는 자기애》의 저자이자 사회정신보건학 교수로 재직중인 사이토 타마키는 스스로도 은둔형 외톨이의 경험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현재는 은둔형 외톨이 치료와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저자만의 예리한 예측은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또 저자 스스로도 멀리 돌아간다 라고 얘기할 정도로 정신분석학과 사회심리학적인 이야기들을 넘나드는데요. 가령 시대별 정신사의 특징이라던지 창작자에게 있어서의 자기긍정감의 역할, 서브 컬쳐에 빠져있는 저자 답게 '캐릭터'로 분석하는 자기애와 같은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삼천포로 빠지는 게 아니라 이런 전개들을 통해 '자상적 자기애'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심리학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한층 재미와 지식을 더해주는 요소일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감은 낮으면서 자존심만 높은',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면서도 자기애는 높은 것 같은데.. 동시에 자기를 향해 비난하고 있는 복잡한 저의 심리를 이해받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리고 나 혼자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에 위로도 받는 듯 했고요.

본인이 은둔형 외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비롯하여 이들과 관계 맺고 있는 주변인, 더불어 '자상적 자기애'에 대한 심리분석학적인 지식들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깊고 개성있는 책입니다.

또 왠지, 얼마전까지 유행했던 "'나락'도 '락'이다"라는 문장이 떠올랐는데요. 이 라임을 이어받아 저는 이 책을 "'자상적 자기애'도 '자기애'다" 라고 축약하고 싶습니다.

#도서제공 #자해하는자기애 #매경출판 #자기애 #자상적자기애 #자존감 #자신감 #심리학책 #사이토타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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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 You Want? 왓 두 유 원트? - 선택, 결심, 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질문
김호 지음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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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 You Want?>는 내가 인생에서 뭘 원하는 지 깨닫는 과정을 김호 작가가 마련한 질문과 코칭을 통해 스스로 적어나가는 기회와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가 실제 인물들에게 적용했던 사례와 인사이트를 적은 글들 뒤에는 질문에 답을 적어보는 챕터가 마련돼있어 워크북의 역할도 한다. 아마 이 챕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도전을 하는 사람이든 도움이 될만한 커리어, 실패, 인간관계, 전문성, 수입 등 양질의 인사이트와 질문들이 담겨져 있다.

책에서 작가는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묻기보다는, 10년뒤에 원하는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를 상상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때의 내가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어떤 일을 하길 잘했다 라고 생각했을 지를 상상하며 적어보라고 한다. '아 내가 지금 이 모습이 된 과정에는 저 일을 하기 참 잘했어'라고 생각될 만한 행동들 말이다. 작가는 이것을 구본형 작가의 '10대 풍경'에서 개념을 가져와 '백캐스트'라고 말한다.

또 우리 삶에 있어 중요한 관계를 3가지로 나누는데 첫 번째는 타인과의 관계, 두 번째는 일과의 관계, 세 번째는 자기 욕망과의 관계이다. 이 3가지로 분류해 내가 원하는 것과 남은 삶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 답해보길 권유한다. 거칠게 나눈 것 같지만 질문 하나 하나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컨설턴트가 문제의 답을 준다는 것이라면, '코치는 질문을 통해 고객이 자신과 마주하여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그저 인사이트만 적어놓은 책이 아니라 실제 코칭을 받는듯한 친절함과 적당한 속도로 진행된다. 마치 김호 작가의 눈빛이 느껴질 정도로.

질문을 갖고 산다는 건 삶에 '의도'를 갖고 사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저 흘러 가는 대로 살다가 가끔 안주처럼 의도를 곁들이는 삶을 산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책을 통해 의도를 손에 꽉 쥐고 주도적인 태도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좋은 질문 도구함을 발견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마주했으면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어떤 질문과 함께 살아가는지가 우리 삶을 바꾼다고 저는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17p

#whatdoyouwant #김호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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