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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위한 행동활성화 워크북 - 기분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전략들
니나 요제포비츠.스티븐 R. 스왈로우 지음, 구훈정 외 옮김 / 하나의학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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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걸리면 무기력해지고, 즐기던 일에도 흥미를 잃으며,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게 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반추하면서 우울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이런 증상들로 책을 찾아 보는 독자들도 많으실텐데요.

많은 우울증 관련 서적은 대부분 생각과 감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요. 『우울증을 위한 행동활성화 워크북』은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이를 ‘행동활성화(Behavior Activation)’라 부르며, 수많은 사람들의 회복을 이끈 치료법이라고 설명합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기분을 바꾸기 위해 행동을 바꿔라.’ 즉, 더 많이 활동할수록 기분이 나아지고, 그 긍정적인 감정이 다시 행동의 동기를 만들어낸다는 원리입니다.

『우울증을 위한 행동활성화 워크북』은 먼저 우울증이 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생각, 감정, 행동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을 짚어주고, 독자가 직접 자신의 증상과 하루를 기록하며 우울을 강화하는 패턴을 발견하게 합니다.

이후엔 ‘우울-저항적 삶(depression-resistant life)’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워크시트를 제공합니다. 내 기분을 좋게 하는 목록을 살펴본 뒤 개인적인 핵심 가치와 성취감과 연관 지으며 다시 실천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 동기와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안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책이 제시하는 모든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계획의 '구체성'입니다. 당연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망각할 수 있는 지점 입니다. 예를 들어 ‘공부하기’, ‘운동하기’처럼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무엇을,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실천 가능한지를 명확히 설정하도록 합니다. 즉, 추상적인 '의도'가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행동 계획’이 핵심이죠.

책에는 이 외에도 회피 대신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책을 찾는 법, 동기를 떨어뜨리는 생각을 다루는 기술 등 다양한 기법과 실습 자료가 담겨 있어 굉장히 유용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5장의 ‘가치 기반 활동’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활동을 할 때 개인적인 의미나 목표 의식이 분명하지 않으면 쉽게 동기를 잃는 편인데, 이 장은 나의 핵심 가치를 탐색하고 이를 행동과 연결하도록 돕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을 떠올리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질문하며 가치 목록에 점수를 매기는 과정, 그리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과 연결하는 점이 특히 유익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서’는 제게 성취와 성장, 나아가 건강을 추구하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달리기’도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성취와 자기관리의 가치와 연결될 수 있죠. 이렇게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니 자연스럽게 동기가 생기고, 기분도 한결 밝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저자가 우울증 극복이 단지 ‘행동’에만 달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하는 인지왜곡들을 살펴 보면서 마음챙김, HUMP, 3N 등의 기법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약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부정하거나 없애는 게 아니라요.)그리고 이에 휘둘리지 않고 ‘우울-저항적 삶’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지금까지 무력하게 우울증의 '결과'로만 보았던 (게으른)행동들을 생각·감정·행동의 순환 구조 속 한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 하거나, 꼬리를 무는 생각에 골몰하는 대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든든한 동기가 생긴 기분입니다. 그리고 우울감에 무심코 흘려 보내던 하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자율성을 가지고 기분 좋은 활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 행동할 힘과 의미를 찾지 못해 막막한 분들께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나아가 부정적인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고, 삶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계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책입니다.

+ 책의 부록에는 본문에서 다룬 모든 워크시트가 수록되어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고, 번역도 매끄러우니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울증을위한행동활성화워크북 #하나의학사 #우울증 #행동활성화 #우울증치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울증을위한행동활성화워크북 #하나의학사 #우울증 #행동활성화 #우울증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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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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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가져온 광범위한 노출은 사회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확산시켰고, 그 결과 극단적인 집단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가상 세계는 새로운 이익집단을 만들어 냈으며, 이들은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여 긍정적,부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66p

🔥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특히 SNS나 커뮤니티 같은 인터넷 속 세상의 분열이 감각으로 느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분열이 심해질수록 적을 만들고, 적을 향한 분노는 강화되며, 분노라는 강렬한 감정으로 뭉친 집단의 결속력은 한층 더 강해집니다. 이는 개인과 사회에 다양한 악영향을 낳습니다. 특히 '캔슬컬쳐'가 대표적입니다. 유명인의 말실수를 편향적으로 해석하거나, 자신들의 이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위 좌표를 찍고 '나락'을 보내버리는 이 팽배하고 잔인한 긴장감은 우리의 마음속에도 각인됩니다.

혹시 나도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봐 불안을 안은 채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단에 통용되는 생각, 규범, 규칙에 이견을 갖고 있더라도 조롱을 당하거나 공격을 받을 것 같은 걱정에 선뜻 비판을 제시하지 못하며 입을 닫아버리고 맙니다. 스스로를 제한하는 '자기침묵'을 만드는 것이죠. '불확실성-정체성 이론'이 말하듯,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은 강력하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을 지닌 집단에 쉽게 끌리게 만들며, 이러한 집단은 개인에게 강한 정체성과 확신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집단 정체성'이 형성될수록 자기침묵은 강해지고, 토론과 비판하는 능력도 점점 약해집니다.

저자 '제나라 네렌버그'는 이와 같은 온라인 속 극단주의, 집단 정체성, 자기침묵 등의 사회적 현상과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철해 나갑니다.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능동적으로 맥락을 파악하고, 질문하고, 관찰하고, 여러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결론을 도출해내는 사고능력과 자율성을 잃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알고 표현하는 것이 집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켜나가는 방식이며, 서로 생각을 주고 받는 토론이 건강한 개인과 민주주의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또한 내 몸으로 되돌아와 현실에 뿌리내리고, 자기만의 중심성과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합니다.

특히 책 후반부의 정체성 파트가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정체성을 고정된 것으로 자주 착각하지만, '유목민'으로 바라본다면 변화에 대한 저항도 사라지며, 이제껏 나의 정체성과 끈끈하게 결부되어 있던 집단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범주가 아닌 복잡성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 즉, 나와 타인을 '정체성 고아' 그리고 경계에서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복합적인 존재라는 걸 깨달아야 진정한 공감과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나는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과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인식이 어우러져 ‘정체성’과 ‘자아’를 순응의 굴레가 아닌 확장으로 이끄는 미래를 희망한다. 47p

💭 좋아요 수가 많은 댓글에 따라 내 의견이 바뀌고, 인플루언서가 주장하는 이념이 어느새 내 관점이 되며,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조차 망각하고 있던 요즘. 멍하던 정신에 경종을 울려주는 듯한 책이었습니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답게 다양한 인용과 인터뷰, 날카로운 분석과 심리학 이론, 그리고 실용적인 조언으로 맞춰가는 균형감이 돋보였습니다. 독자분들에게 많은 날카로운 통찰과 조언을 안겨줄 것이라 생각하며 강추 드립니다!

#거짓공감 #지식의숲 #극단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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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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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이 아무리 정교한들 사람들은 그것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 디자인에 가장 금기시되는 표현이 있다면 바로 '그냥 좋아서'이다. 디자인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품 출시 과정의 한 부분이기에, 이성적 사고와 합리성, 논리적 설득에 대한 중요성과 압박은 필연적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런 말을 했다간 전문가로서의 신뢰성이 폭싹! 무너질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이미지조차 프롬프트로 생성하는 시대가 되면서, 계획과 논리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는 반대로, 세계적인 디자인 에이전시 '터너 더크워스(Turner Duckworth)'는 '직감'을 자신들의 디자인 파워로 내세운다. 이들이 말하는 일명 '소프트 파워'다.

✅️ 터너 더크워스는 아마존, 맥도널드, 코카콜라, 크리넥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창조하고, 칸 라이언즈 국제 광고제를 비롯한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명망 있는 에이전시다. 『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은 터너 더크워스의 팀원과 협업 파트너들이 '옳다고' 느껴서 내린 결정들을 엮은 책이다.

이들은 데이터나 합리적인 사고과정보다 직감을 더 신뢰한다. 직감은 창의성의 필수 요소이자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이라고 여긴다.

그들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디자인의 차별점은 '호감 가는 사람'과 같다. 친근하고 매력적이며 진정성 있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다소 독특해서 주목을 끌 수 있어야 한다. 과하게 애쓰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다.

🌟 좋은 예시가 바로 아마존이다. 터너 더크워스가 아마존의 로고 디자인 요청을 받았을 당시, 아마존은 책과 CD를 팔던 회사였고 제프 베이조스는 사업 확장을 꾀하던 시기였다. 프로젝트 요청서에는 참고 이미지도, 경쟁 환경 정보도, 고객 세분화 데이터도 없었다고 한다. 그저 고객 서비스에 최대한 집중하기, '모든 것'을 판매한다는 비전.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터너 더크워스 팀은 실용적인 측면보다 본질에 집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고객 서비스를 상징하는 미소 표시가 A부터 Z를 이어주는 형태의 로고다. 박스에도 브랜드명을 빼고 스마일 로고만 있다.

복잡한 기획을 배제하고 직감을 활용한 디자인 과정, 독립적인 위치와 친밀함을 동시에 인식시킨 결과물, FedEx 로고 속 화살표처럼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즐거움, 브랜드의 미래 비전까지 완벽하게 실현시킨 프로젝트였다.

📌 "우리는 늘 같은 공식을 따랐다. 스타일이 아니라 아이디어에 관한 공식이었다.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고 더 오래 기억되도록, 어쩌면 웃음까지 띠도록 시각적 재치를 더하는 것. 우리는 호감이란 '어떻게 보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느껴지는가'에 달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마존 프로젝트는 결정적으로 직감의 힘을 공유하는 팀워크와 비즈니스 목표가 확고한 클라이언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기에 소비자가 브랜드 가치를 자연스레 포용하는 성공적인 디자인을 원한다면, 그냥 좋다고 느껴지는 아이디어라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더군다나 직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키워야 하는 능력인 만큼 이런 집단적 이해는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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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고 다양한 인사이트가 궁금하다면 꼭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브랜딩, 디자인 작업기와 사진도 많이 수록되어 있어 합리적이고(!) 풍성한 책이다.

✅️ 탑 디자인 에이전시의 작업기가 궁금한 분
✅️ 창의성을 키우고자 하는 디자이너, 마케터
✅️ 직감의 진면모가 궁금한 창작자
✅️ 선형적이지 않은 디자인 과정에 지쳐 공감을 얻고 싶은 분
✅️ 20명이 넘는 창작자들의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독자분에게 일독을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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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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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 방식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이념의 역설을 파헤치며 ‘부정적 과정’이라는 접근법을 처방하는 책입니다.

책의 저자이자 불편한 진실 수집가라고 불리는 저널리스트 '올리버 버크먼'은 동기부여 연설 현장부터 현대의 스토아 학파 철학자와의 인터뷰, 명상 프로그램, 에크하르트 툴레와의 만남, 메멘토 모리와 죽음을 일상적으로 의식하는 멕시코 여행을 통해 부정적 과정을 밟아갑니다.

삶 그 자체인 불확실함, 불안정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낙관론은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요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더 떠오르듯이, 부정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역설적으로 더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선 내가 긍정적인가? 하며 반복적으로 자기검열을 해야 하고요. 따라서 저자는 부정성에서 달아나려 애쓰지 않아야 하고, 근본적으로 불확실함이 우리 그 자체라는 진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스토아 철학에 따르면, 외적인 사건 그 자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그것에 관해 품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 고통을 야기합니다. 심지어 직장이나 사람을 잃는 일조차 마찬가지고요. 이런 주장은 긍정적 사고 옹호자들과 비슷해보이지만 한발짝 나아가면 정반대입니다. 긍정적 옹호자는 미래에 대해 가급적 긍정적 기대 하기를, 스토아 학파는 최악의 결과를 직시하면서 깊이 생각해보는 태도를 말합니다.

최악의 결과 상상하기의 혜택은 행복의 원천을 얻어도 금방 시들해지는 ‘쾌락 적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하여 단기적으로 마음을 안심시키는 것은 불안이 일어나는 것을 재앙이라고 느껴지게 만들 수 있는데, 어떻게 잘못될지 생생하게 상상하고 실행 해보면 대개는 두려움이 과장됐음을 깨닫게 됩니다. 즉 ‘몹시 나쁘다’는 판단과 ‘절대적으로 끔찍하다’라는 판단의 차이점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이유들로 최악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일이 더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는 길이자 평온함의 원천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책은 여기서 불교의 가르침으로 나아가 그 판단 자체를 하지 않고 마음을 마치 날씨처럼 관찰하는 자세를 권하면서, 이 관점으로 ‘미루기’를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자기 계발 구루들은 동기가 부여돼야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일을 하지 않는 것은 할 마음이 없어서라며 동기를 충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처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적으로 확실히 실행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때도 별로 없거니와 마음과 실행은 별개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적인 태도로 하기 싫은 마음을 관찰하고 그저 실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태도는 확실한 계획보다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과 재료를 검토 후,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반(反)목표 접근법’의 토대가 됩니다.

책은 불교적 가르침을 살펴본 이후, 에크하르트 톨레가 말하는 ‘에고’의 경계에 대한 재정의를 살펴봅니다. 하루종일 중얼거리는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는 사고를 지적하며 근본적으로 우리는 의지할 기반이 없는 조건 속에서 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건 오히려 곤경이 닥쳤을 때 강한 회복력과 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은 실패, 성장, 인간의 필명성을 직시하며 ‘메멘토 모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을, 낙관적인 사람을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취급하며 추구하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요? 행복 역설을 깨닫고 보니 이건 마치 더위를 피하겠다고 에어컨 앞만 사수하다가 감기에 걸려 열을 앓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자기 계발 도서와 행복 해지는 방법에 관한 서적을 읽어도 행복해지지 않고 오히려 이상에 관해 집착만 더해져 갔는데요. 그렇게 현실과는 멀어지고 불행과 자기 비난만 쌓여갔던 경험을 한 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행복을 바라보는 시각에 ‘부정적 과정’의 추를 달아 균형을 맞춰줄 현명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널리스트의 경험을 토대로 나아가는 전개가 재미도 있으면서 기대보다 더 깊은 주제를 파고들어 사유할 거리도 많습니다.

행복을 좇다가 역설적으로 긴장에 빠진,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 되길 바라는 독자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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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는 아이들 - 다정한 양육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애비게일 슈라이어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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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메세지는 유의미하다. 그러나 저자가 인용한 학자들의 정보를 확인해보다가 놀랐다. 100의 98은 백인이다. 2는 그나마 백인 혼혈이다. 소수자가 겪는 환경 따위는 저자와 아이들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극좌파, 진보를 비난하지만 그에 대비해 극우적 편향이 녹아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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