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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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렇게 여기에 왔어.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한아를 사랑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2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 경민, 비 오는 날 보도블럭에 올라온 지렁이를 화단으로 옮겨주는 지구인 한아의 범우주적 친환경 러브 스토리.

이렇게 다디단 연애 소설, 오랜만에 읽느라 그런지 읽는 내내 발바닥 한가운데가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집단 무의식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경민이 한아를 사랑하면, 그 별 전체가 한아를 사랑한다니! 머나먼 우주 어느 별 통째에게 사랑받는 기분은 어떨까.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가 된 기분일 것이다.

보건교사 안은영, 덧니가 보고싶어, 재인 재욱 재훈 그리고 지구에서 한아뿐까지 다 읽고 나니 정세랑 작가는 국내에서 판타지를 가장 사랑스럽게 녹여내는 작가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핀오프로 경민과 한아가 지구에서 외계인 전용 민박집을 운영하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다양한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겪는 시행착오, 그들 나름의 사정, 고향 별에 대한 이야기 등을 각각의 에피소드를 묶어서 소설로 만들면 재미나지 않을까? 나의 소소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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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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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는 한국문학이 오랫동안 수호해왔던 내면의 진정성이나 비대한 자아가 없다. 깊은 우울과 서정이 있었던 자리에는 대신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기인식, 신속하고 경쾌한 실천, 삶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이 있다.》

평론가의 해설처럼 깊은 사유 대신 2030 직장인들이라면 으레 공감할 법한 일들을 서술하고 있다. 가독성이 좋아 후루룩 읽었지만 공감과 소소한 재미 그 이상의 것을 느낄 순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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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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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높은 데로 올라와 사람들에게 자기 처지와 입장을 알아달라고 농성하게 된 것만 해두 엄청난 사회적 변화라구. 우리 할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어. 어쨌든 세상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져간다고.”

1대 이백만, 2대 이일철 이이철, 3대 이지산 그리고 4대 이진오로 이어지는 한국 100년의 근현대사 노동 투쟁의 역사.
실존 인물인 사회주의 항일운동가들을 등장 시키고, 콤뮤니티, 야체이카, 레포 등 주의자들의 언어를 사용하여 시대의 생생함을 더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후 분단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 속에서 2대 이일철과 이이철의 항일 운동과 계급 투쟁이 소설의 주 골자를 이루며, 4대 이진오가 현대에서 진행하는 굴뚝농성을 시작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일제의 악랄한 고문을 버텨내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민중계몽을 위해 목숨 바쳐 동지들을 지켜낸 운동가들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고, 오로지 자신의 신변과 이익만을 추구하여 일제의 개가 되어버린 친일파의 행태엔 분노가 차올랐다.
다사다난한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 한국 경제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지만, 여전히 노동자는 필요에 따라 갈아치워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숨이 나온다. 이일철, 이이철 형제가 이루고자 했던 세상은 과연 올까? 거대 자본에 맞서 복직투쟁하던 이진오가 노사 타협을 이뤄내며 승리처럼 보였던 마지막은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 공장과 곰팡이 핀 숙소가 있는 곳으로 발령되는 장면을 보여주며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골리앗과의 싸움,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싸움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치부하기엔 노동자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너무나 거룩하고 숭고하다. 그들의 노력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감사함을 느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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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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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쏙쏙 잘되는 입문 교양서. 특히 종교 파트의 정리가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 구약을 믿는다는 것과 구약과 신약의 차이, 예수의 존재를 각 종교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등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알기 쉽게 글로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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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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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기대만큼의 감흥을 얻지 못했다. 끝맺음이 불분명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나의 취향을 확인한 책이었다. 단편들 중 음복과 가원만이 내게 의미를 가져다 준 작품이고, 나머지 단편들은 해설을 읽어 봐도 와닿지 않고 물음표만 머릿 속에 둥둥 떠다닌다.

특히나 화이트호스, 카밀라 이 두 작품은 ‘그래서 작가가 말하고 싶는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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