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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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높은 데로 올라와 사람들에게 자기 처지와 입장을 알아달라고 농성하게 된 것만 해두 엄청난 사회적 변화라구. 우리 할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어. 어쨌든 세상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져간다고.”

1대 이백만, 2대 이일철 이이철, 3대 이지산 그리고 4대 이진오로 이어지는 한국 100년의 근현대사 노동 투쟁의 역사.
실존 인물인 사회주의 항일운동가들을 등장 시키고, 콤뮤니티, 야체이카, 레포 등 주의자들의 언어를 사용하여 시대의 생생함을 더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후 분단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 속에서 2대 이일철과 이이철의 항일 운동과 계급 투쟁이 소설의 주 골자를 이루며, 4대 이진오가 현대에서 진행하는 굴뚝농성을 시작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일제의 악랄한 고문을 버텨내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민중계몽을 위해 목숨 바쳐 동지들을 지켜낸 운동가들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고, 오로지 자신의 신변과 이익만을 추구하여 일제의 개가 되어버린 친일파의 행태엔 분노가 차올랐다.
다사다난한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 한국 경제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지만, 여전히 노동자는 필요에 따라 갈아치워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숨이 나온다. 이일철, 이이철 형제가 이루고자 했던 세상은 과연 올까? 거대 자본에 맞서 복직투쟁하던 이진오가 노사 타협을 이뤄내며 승리처럼 보였던 마지막은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 공장과 곰팡이 핀 숙소가 있는 곳으로 발령되는 장면을 보여주며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골리앗과의 싸움,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싸움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치부하기엔 노동자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너무나 거룩하고 숭고하다. 그들의 노력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감사함을 느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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