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프로스팅
언정이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로맨스, 달달물, 시련물, 똥차가고삐까번쩍새차물, 과묵남, 수다녀, 상처남, 긍정녀

 

☆ 표지 발췌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고받은 우희.
지독히도 운수 나쁜 날.
우연히 들어간 컵케이크 가게 봄바람 프로스팅에서
두문불출.
일명 뱀파이어로 불리는 재명을 만났다?

“원래 말이 없으세요?”
“예.”

우희는 재명의 평생의 짝을 불쌍히 여겼다.
도대체 누가 이토록 심심한 남자를 견딜 수 있을까!

“원래 그렇게 말이 많습니까.”
“말이 많지는 않지만 침묵을 어려워하는 스타일이에요.”

재명은 우희의 평생의 짝에게 연민이 솟구쳤다.
도대체 누가 못 말리는 이 여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달고 단 컵케이크처럼 달콤해질 수는 없는 걸까.

 

 

☆ 본격 리뷰
그 여자, 임우희. 금지옥엽 부족함 없이 자란 여자. 밝고 긍정적이며 자존감이 놓고 자기관리에도 능한 여자. 4년 사귄 도윤에게 프러포즈를 받을 기대를 하며 부풀었던 그녀에게 닥친 것은 도윤의 이별 선언이었다. 도윤과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한 건 컵케이크 가게 ‘봄바람 프로스팅’으로의 취직. 도윤을 만날 기회로만 여겼던 것은 어느새 잊은 채 ‘봄바람 프로스팅’의 발전과 컵케이크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관심이 점점 차 보스, 재명에게로 넘어가다!

그 남자, 차재명. 봄바람 프로스팅의 오너이자 파티시에. 혼자 가게에서만 두문분출하다 보니 주변인들에게 ‘뱀파이어’로 불리는 그. 속은 따뜻한 남자이지만 어릴 적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읜 트라우마로 쉽게 사람들에게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밝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봄바람 프로스팅’을 생기 있게 바꾸어가는 걸 넘어서 그의 마음에도 생기를 전염시키는데……. 어느새 그녀가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오다!

도윤에게 프러포즈를 받을 생각에 예쁘게 꾸미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졌던 만남은 우희에게 시련을 안기죠. 도윤의 이별 선언 과정만 봐도 그가 우희를 배신했다는 게 분명한데, 우희는 그런 의심은 전혀 하질 않죠. 밝고 맑은 성격 때문이라고 해야 할지. 사랑이라는 감정에 도윤을 너무 믿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헤어진 도윤과의 재결합을 위해 우연한 만남으로 가장하고자 도윤의 단골가게라는 ‘봄바람 프로스팅’에 취직하는 우희를 보면서 좀 그랬어요. 구차해 보이고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할까요. 차라리 도윤의 회사로 찾아가 단판 짓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봄바람 프로스팅에 취직한 건 이별의 아픔을 잊고자 그녀의 일상에 변화를 주고 뭔가에 몰입할 기회를 주고자 함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어찌 되었던 도윤과의 이별은 우희와 재명의 첫 만남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다주는 재회를 안기죠. 우희는 처음의 목적을 잊고 첫 사회진출이나 마찬가지인 ‘봄바람 프로스팅’에 애정을 가지고 임해요. 그녀의 긍정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며 ‘봄바람 프로스팅’을 밝고 따스한 분위기로 업 시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묵한 재명까지 인간적인 모습을 내보이게 하죠.

구김살 없고 밝은 우희라는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우희 덕분에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두웠던 재명을 햇빛 속으로 이끌어주는 그녀의 밝음이 좋았어요. 물론 사람을 너무 잘 믿어 휘둘리는 것 같을 때는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솔직한 그녀의 모습에 갈수록 매료되었다고 할까요.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재명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그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도 멋져고요.

“겁쟁이에 여러모로 부족하고, 차 보스 마음도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같은 꿈을 꿀 수 있게, 차 보스를 지켜 줄 수 있게.”(366쪽 중에서)

우희 만큼이나 재명에게도 마음이 갔어요. 모성애를 자극했다고 할까요. 뱀파이어라고 불리며 사람들과 거리를 뒀던 인물이지만, 망설이지 않고 제 마음을 인정하고 우희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철면피 도윤을 내치는 모습도 멋졌고요. 아픔이 있는 만큼 힘들 때 움츠러들 뻔도 했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는 모습도 남자다웠고요. 상처남이라서 그런가 더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순풍에 돛 단 듯 이어질 것 같은 두 사람에게도 ‘봄바람 프로스팅’의 존폐 위기라는 시련이 다가오기도 해요. 피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같지도 않은 인물 때문에 아물어가던 재명의 상처가 다시 한 번 터지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재명 혼자가 아니었기에,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우희가 있기에 잘 이겨내요.

그렇다 할 큰 이야기가 있진 않아요.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고 따스한 글이에요.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법하지만 두 주인공의 매력에 꽤 좋은 느낌을 받았어요. 달달물에 밝은 분위기의 글인지라 가볍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언정이 작가님의 글은 처음인데 <봄바람 프로스팅>으로 인해 좋은 인상을 받았네요. 다음 작품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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