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놀이
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박종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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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놀이처럼 즐기며 인생을 산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일이 아닐까?

 

아마도 이것은 놀이라는 단어가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

그리고 스릴과 재미가 지루한 일상을 버티어 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되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한 남자가 감옥에 갇혀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죄목은 살인.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단지 어쩔 수 없었던 정당 방위(?)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변호사에게 편지를 쓴다. 글쎄,, 그의 말을 듣고 있다 보니, 어느 샌가 문득 그의 논리에 설득당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당황하곤 했는데,, 살인이라는 중죄를 범하고도 너무나 뻔뻔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남자. 그의 삶을 반추해 보면서, 사람이 자라난 환경에 따라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덮일 수 있는 것인지,, 어떻게 보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놀이로 대표되는 자신의 즐거움만을 탐닉하는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또 그렇게만 생각하기에는 그의 죄가 너무나 크지 않은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모든 일들에서는 오로지 혼자만을 위한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딱 잘라 말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싸이코 패스류의 범죄들도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런지,, 과연 정신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범죄 행위는,, 어떻게 다루어야 옳은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이것은 비단 범죄에서뿐만이 아니라,, 혼자 있는 방 안을 나서면서부터 생기는 모든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편지 형식의 글이라는 점도 독특했지만, 범인이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스스로 모든 것을 말한다는 설정,, 살인이라는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잔인함이나 혈흔이 낭자한 끔찍함보다는 심리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또 하나의 반전이 마지막까지 읽는 즐거움을 주는 듯하다.

 

인생을 놀이처럼 즐긴다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즐거운 삶이 되겠지만,,

누구나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에서는 이루기 어렵다는,,

그만큼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것은 아닐까?

항상 놀이처럼 살 수는 없지만,,

그리고 늘 즐길 수 있는 놀이보다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가끔씩 찾아오는 한 번의 놀이의 기쁨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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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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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주 오랜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기근이나 전쟁 때문이었는지 하루 밤 사이에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그래서 생겨난 아침 인사가 "(밤새) 안녕하셨어요?"라고 하는 이야기. "안녕하세요?"라는 그 말. 매일 쓰면서도 몰랐던 유래를 듣고 나서 정말 소름끼치게 놀랐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 건,, [오늘도 안녕하세요?]를 읽다 보니 그 유래와 꼭 들어맞는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안녕하세요?]는 실버세대들이 많이 모여 사는 라나이 가든을 배경으로 아파트 주민으로 함께 살아가던 할머니들이 한 분씩 돌아가시게 되면서,, 그것을 자연사가 아닌 타살일 것이라고 의심하는 글래디와 글레디에이터들의 귀여운(?) 추리와 소소한 사건들을 그린 생활형 미스터리 소설이다. 여느 추리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끔찍하고 혈흔이 낭자한 묘사 대신, 할머니들의 소소로운 일상들과 함께 어우러져 빚어지는 모습들이 오히려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동안, 글래디를 따라가는 추리와 연애(?)의 즐거움도 컸지만, 그들을 똑같은 인간이 아닌 실버세대로 규정하고 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본 거 같아 마음 한 켠이 쓰리기도 하다. 어쩌면 노인들의 죽음은 으레 심장마비로 올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어쩌면 오히려 반가운 일이 되기도 하고,, 대니와 같은 조금은 모자란 사람이 아니고서는 젊은이들의 무시, 혼자 남는 것이 두려워 오히려 딸의 핍박을 견디다 결국 죽임을 당하는 모습,,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든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들도 함께하는 것이 즐겁고,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똑같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글래디 골드와 글레디에이터들은 다음편에서는 사립탐정사무소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들의 탐정활동, 그들의 생활, 그리고 잭 랭포드와의 사랑도.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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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 - 나를 달뜨게 했던 그날의, 티베트 여행 에세이
박동식 글.사진 / 북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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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달뜨게 했던 그날의 열병, 박동식, 북하우스

 

티벳.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켠에 항상 담아두고 언젠가 한번쯤은 가보겠다고 생각에 품고 있던 신비의 땅.

여행가, 사진가이자 에세이스트라는 부럽디 부러운 직업을 가진 박동식 씨의 시선을 따라 두 번이나 티벳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티벳은 라싸를 목적지로 한 것이었고, 두 번째 티벳은 카일라스를 목적지로 한 것이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속에 담겨 있는 글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그의 마음으 따스하게 느껴지는 햇살처럼 주위를 감도는 듯한 기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그들은 당연하게만 여기고 있는 조장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나의 기준을 통해서 어떤 절대적인 잣대로 어느 순간부터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떤 이들은 조장을 바라보며 끔찍해하고 이해못할 행동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런 거부감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그것은 그저 그들의 당연한 장례 문화일 뿐이고, 오히려 그것이 더 합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디언들은 살아 있는 동안 열매를 주고 그늘을 주던 고마움을 죽어서 나무 아래 묻혀 거름이 됨으로써 갚는다지 않는가. 문명이라는, 도시적인 삶 속에 찌들어 살아가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들은 죽어가고 있었나 보다. 글쎄,,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해질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카일라스를 향해 떠난 두 번째 티벳행에서는 에바라는 외국인을 포함하여 낯선이들과 여행을 함께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외국이라서 가능했던 일일까? 요즘 뉴스기사나 보도들을 보면서 세상이 점점 살기 어렵고 무서워진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는데,, 여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서 일까, 아니면 티벳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었을까, 낯설지만 새로운 이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그의 모습이 부럽게 느껴지기만 한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언젠가는 가 닿을 수 있을거라는 소망을 안고 책장을 덮는다.

좀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곳에 도달하였을 때, 그때에도 늦지 않았다고 따스하게 맞아줄 그곳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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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 - 소설에서 찾은 연애, 질투, 간통의 생물학
데이비드 바래시.나넬 바래시 지음, 박종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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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찾은 연애, 질투, 간통의 생물학"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부제가 눈에 띄는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상대에게 질투를 느끼며 소위 불륜 또는 부정이라 부르는 행위를 하게 되는 이유가 인간이 타고난 유전자,

즉, 생물학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더군다나 그것이 인간이 진화함에 따라 나타난 산물이라니 어찌 아니 놀라울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 생물학적인 요인들을 고전이라 불리며 우리 곁에 존속해 오던 문학에서 콕콕 집어주겠다니 호기심 안테나가 하늘 끝까지 뻗어 나갈 것 같은 느낌에 책장을 넘기는 마음이 급해졌다. 

저자는 오셀로가 보여주는 남성의 성적 질투, 홀든 콜필드의 소외, 삼총사가 보여주는 호혜주의와 우정, 마담 보바리의 간통,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성향들을 진화심리학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와 또는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오해로 부인을 의심하는 남편, 권태로운 남편과의 관계에 실증을 느껴 젊은 남자와 부정을 일삼는 바람난 부인,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등은 윌리언 세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D. H. 로렌스, 구스타브 플로베르 등 익히 알려진 고전 작가들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현대 작가들, 나아가 우리가 즐겨보는 드라마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이다. 우리가 이러한 작품들을 시공을 초월하여 접할 수 있게 되고, 지금까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이유 역시 이러한 소재들이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통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셀로의 질투와 보바리의 간통, 삼총사의 우정, 그리고 엠마의 연애가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는 본성을 대변하며 그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는 생물학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개념인 "진화"를 설명하는데 있어서의 소설을 비롯한 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문학과 과학이라는 두 가지 세계를 통합하여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관점을 통해 늘 접해오던 고전 속의 주인공들을 해부해 보게 되면서, 문학을 읽고 또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엄연한 과학인 진화심리학을 통해 현실의 세계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세계의 대해서도 무언가 새롭고, 가치 있는 것을 통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문학을 감상하는 데 있어 과학적인 잣대를 기준으로 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서 작품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가치를 느끼기보다는 그것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여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문학을 통한 생물학적 고찰 역시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시각이 될 수 있으며, 여러 관점들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성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윈의 진화론의 기초가 된 생물학적인 시각에서 감정의 절정으로 이끌어 주는 문학 작품들을 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역시 문학은,,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느끼고 마음 깊숙히에서 느낄 수 있는 울림,, 그것을 느끼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 나의 문학관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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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상속자 - 백만장자 할아버지의 아주 특별한 유산
짐 스토벌 지음, 신윤경 옮김 / 해피니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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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일이 안 풀리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져,,

푸념만 늘어놓는 일이 잦아질 때는 한번씩 생각해 보는 망상!

우리 부모님이 재벌이고 나는 재벌 2세 ㅋ 돈 걱정 없이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적어도 걱정하는 동안에도 자금 때문에 포기하는 일은 없겠다 하는) 살고 싶다 하는 헛된 망상ㅎ

 

인생상속자는 재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백만장자를 할아버지로 둔 청년이 할아버지의 유언대로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가족들과 소송을 하게 되는 사건에 얽히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전설적인 대부호 하워드 레드 스티븐스는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한 덕분에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그곳에 이르는 동안 가장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되었다. 죽음의 순간, 자신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가장 가능성이 많다고 여겨지는 손자 제이슨 스티븐스에게 12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돈이 아닌 진정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장 값진 유산을 상속하려 하고 있다.

일, 돈, 친구, 배움, 고난, 가족, 웃음, 꿈, 나눔, 감사, 하루,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인생상속자는 제이슨 스티븐스가 이 12가지 유산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과 그것을 통해 그와 그의 가족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을 바라보는 내내 잊어버리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레드 스티븐스가 자신의 유서를 통해 제시한 것처럼, 나 역시 이 열두 가지 유산 중 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느것 하나 우리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되고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지만, 꿈이 없는 인생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팍팍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렵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또한 아직은 멀어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꿈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12번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그 반복된 패턴에 살짝 지루해지려는 느낌도 있었지만, 소중한 것들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처럼 한 편의 이야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엣센스들을 쏙쏙 전해받은 느낌이 가득하다. 언젠가는 제이슨처럼 내가 얻은 모든 것들을 다른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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