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로 돌아가라 (양장) - 혼돈의 대한민국 7년의 기록, 그리고 지금
조윤제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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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교수님의 제자로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사심없는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랫동안 교수님을 뵈어 온 터라 보다 글의 의미와 고뇌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밝혀 두어야 할 것 같다.

지난 7년간 저자의 신문 칼럼을 모은 책으로서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후기를 보면 내용이 풍부해서 하나의 독립된 저서로 보기에 손색이 없다. 6.25 이후 압축 성장과정에서 우리나라가 겪어왔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권력구조와 경제발전의 역학관계와 새로운 체제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진지한 고뇌가 담겨있다. 2009년의 <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에 제시한 고민들의 배경도 여러차례 언급되어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을 거친 정통 경제학자의 글 치고는 시장경제보다는 정치, 권력구조, 부동산, 연금, 세대간 이슈, 미래세대 등의 문제를 더 다루어 글의 주제가 풍부하고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느껴진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보수적인 배경을 가지고도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보좌관과 영국대사 직을 거치며 큰 틀에서 생각하고 고민할 계기들이 많았으리라 사료된다.

요즘 지나치게 우편향 발언과 행동을 서슴지 않고 개발독재 시대를 미화하며 어거지로 주장하는 권력층 인사들의 가벼움과 빈약함에 지친 국민들이 들으면 명쾌하게 정리될 만한 주장과 조언들이 점잖게 담겨있는 책이다.

권력기관과 정치권 및 재벌과 언론에 대한 치우치지 않은 날카로운 비판과 조언은 비록 매우 점잖게 전달되어 있지만 문제의 정수를 찌르는 타당한 지적들이고 우리사회가 저성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세워야 할 원칙들이다.

특이했던 점은 중국 당국자들이 진지하게 중국경제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저자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 전문가로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중국경제를 꿰뚫는 저자의 분석에 더 눈이 가고 공감을 하게 된다.

미래세대를 걱정하며 제시한 진솔한 비판 및 조언과 대안을 교수님과 진지하게 토론한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의외로 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겠지만 출판사가 가격 책정을 잘못한 듯 하다는 점을 지적해야 되겠다. 책의 가치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모자라지는 않지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독자층을 늘리기에는 마케팅감각이 부족했다. 좀 더 가격이 독자친화적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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