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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환대 - 밀양과 여러 현장 투쟁에서 배운 우리 시대 운동론 ㅣ 팸플릿 시리즈 (한티재) 28
박지호 지음 / 한티재 / 2024년 10월
평점 :
사회를 바꾸고 싶은가?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거나 일회용 컵을 안 쓰거나 웨이스트 제로 상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연대’ 하는 것이다. 정부나 대기업을 상대로 한 노동자, 지역주민, 장애인, 청소년 들의 싸움에 함께 힘을 보태어 그 싸움의 의제가 관철되게끔 하는 것이다. 그래야 이 나라의 권력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공공 정책에 더 많은 예산을 쓰며 민주주의 사회로 진전한다. 결국 소수의 정치인들과 대기업들이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아니라 인민이 권력을 가지는 인민의 나라가 된다. 그래야 요즘 초미의 관심인 기후문제도 해결의 전망이 보이는 것이다. 위에 말한 일회용 컵 안 쓰기, 분리수거하기 등의 실천은 아무리 해봐야 파편화된 개인적 실천일 뿐이다. 개인적 실천이 얼마나 무효한 것인지 이제는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파편화되어 있는지, 개인은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구조적으로 ‘단결’이 될 수 없는지, 지금 싸우는 당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고립된 단결보다 고립을 깨고 오는 연대이며 그 연대를 맞이하는 환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쉽고 명료하게 깨닫게 된다. ‘내미는 손과 맞잡은 손’의 연대는 ‘불행에 빠진 사람을 돕는 봉사활동’이 결코 아니라 사회를 바꾸어 결국 언젠가 내 일로 닥칠 사회적 재난을 없앨 ‘나의 싸움’이다. 싸우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실천 지침서? 로 겸손하게 세상에 나왔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 세상이 투쟁을 통해 움직인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책으로 추천.
연대가 무어인지,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러기 위해서 환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실험해본 적도 없다. 그러니 일회성 연대에 그치고 말거나, 늘 하던 대로 밀어붙이다가 자기도 지치고 남도 떨어져 나가게 한다. 그러지 말고 가까이서 우리 자신에게 연대하자. 우리 주위와 우리 이웃에, 바로 이 자리에도 연대가 필요한 삶이 있다. (....) 모여서 갔다고 연대가 아니다. 관계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를 신뢰하고 확정하게 하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까지고 실패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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