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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다섯 개 거리만큼 ㅣ 저학년 씨알문고 10
왕수펀 지음, 차이위닝 그림, 유은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5월에 태어나 '이른 여름'
호기심이 아주 많은 여우입니다.
춤추는 것도 너무나 사랑하지요.
우리 엄마가 여우는 여우다워야 한댔어!
입을 쩍 벌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하얀 꼬리' 입니다.
두 여우 사이의 꼬리 다섯 개 거리 만큼.
거리가 필요한 걸까요?
춤추느라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지각을 하게된 이른 여름
"춤추다 지각했으니까,
춤추지 못 하게 하는 거에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춤을 몬 추게 하다니요!
이른 여름은 그게 누구든 용서 할 수 없었지요.
춤을 추다 지각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춤을 못 추게 한다니!!!
너무 속상한 일인 것 같아요.
"너, 미워!"
이른 여름의 말에 반 친구들이 깜짝 놀랐어요.
선생님도 화들짝 놀라
길다란 꼬리로 입을 막았답니다.
우리도 한 번 따라 해볼까요?
손으로 '헙'하고 입을 막고
눈은 동그랗게 토끼눈을 떠 봅니다.
여우가 꼬리로 입을 막은 것처럼
깜짝 놀란 선생님이 되어 보아요.
그런데... 왜?
깜짝 놀랐을까요?
단지 미워라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나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워~!!!
숲속 여우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규칙이 있었어요
'미워'라는 말을 들은 여우는
모두의 미움을 받아야해요.
'미워!'라고 들은 하얀 여우는
꼬리뿐만 아니라 다리도 하얘졌어요.
온몸이 새하얗게 변할정도로
너무 놀라 아무말도 못하고
입만 벙긋거렸답니다.
이른 여름의 춤이 보기 싫었지만,
순식간에 모두의 미움을 사야만하는
일이 생겨버리고 말았어요.
이른 여름도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어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바들바들 떱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며
끝내 울음보가 터지고 말았어요.
"으앙"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들.
읽으면서도 나무의 모습이 많이 생각났어요.
별거 아니지만 큰일로 번지는 면서
당황하게 되는 일들.
어쩔 줄 몰라하는 나무의 모습.
어쩔 수 없이 미워 해야만 하는 이른 여름
어쩔 수 없이 미움을 받아야 하는 하얀 꼬리
숲속 마을 모든 사람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규칙 때문에
서로 가까이 할 수도,
대화 할 수도 없는데,
숲속 여우 마을의 두 친구
어떻게 우정을 키울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