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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이런 사실을 자각한다 해도 슬퍼하지 말기를. 나는 당신의 탐험이 단지 저장고로 쓸 수 있는 다른 우주를 찾기 위함이 아니었기를 희망한다. 지식을 원했기를, 우주가 내쉬는 숨으로부터 무엇이 생겨나는지 알고 싶다는 갈망에 의해 움직였기를 희망한다. 우주의 수명을 계산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생명의 다양한 양태까지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운 건물, 우리가 일군 미술과 음악과 시, 우리가 살아온 삶들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 어느 것도 필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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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이루어지는 집 꾸미기
카오리 르블랑 지음 / 책장속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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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풍수지리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었는데 책에서 도움을 좀 받고 싶었다.

'목화토금수' 기운이 어떻게 방위가 어떻고 무슨 동물이 영험한 기운을 가져오고 하는 정도까지 아주 깊이 들어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문과 거울이 마주보면 좋지 않다거나 물과 불이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거나 생활하면서도 납득이 가는 사항들과 물건들의 에너지 조율 방법을 좀 알고 싶었다. 거기에 덤으로 좋은 운을 불러온다면 더 좋고.


저자는 북미 풍수 인테리어를 휩쓴 어번던스 풍수 전문가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동양의 심오한 풍수론까지 논하지는 않고 집안의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불어넣어 일의 능률을 높이고 물건들의 조화로운 배치와 균형 속에서 마음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전체 구성은

정리를 하기 위한 마음가짐 - 비우기와 정리 - '바구아 풍수'를 이용해 집의 파워 스폿 만들기

그리고, 사례들로 이루어져있다.


'바구아 풍수'는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집의 영역을 9구역으로 나누어서 방위에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원하는 운을 모을 수 있는 인테리어 방법과 아이템이 소개되어 있다.

9구역이라니 집의 공간이 엄청 커야되는 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원룸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말 그대로 구역을 나누어 스팟을 정하는 방법이다.


아로마 같은 몇몇 아이템 소개 빼고는 새로운 소비를 불러 일으키는 직접적인 제품 언급 같은 것이 없는 것이 장점이었다. 이 책에서 미니멀리즘 방법과 마인드에 대한 소개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런 책에서는 멋들어진 집 사진을 보는 재미를 기대하게 마련인데 그런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고, 오히려 위화감이 없는 그림으로 소개된 것이 장점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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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부의 시대가 온다
폴 제인 필저.스티븐 P. 자초 지음, 유지연 옮김 / 오월구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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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이후 사람들의 삶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앞으로는 더 달라질 거라고들 말한다.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변곡점을 우리는 마냥 낙관적으로만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막 바이러스의 위협을 조금 극복했나 싶은데 기후 위기로 삶의 터전이 위태롭고, AI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는 위협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고 재택근무도 늘어나고 있지만 특정 사업에 기회를 제공했을 뿐 특별히 우리 개인의 삶이 더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몇 년 뒤에 없어질 직업 OO위'에 대부분의 사람들 직업이 올라가 있지 않나?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의 종말' 혹은 '빈익빈부익부 시대'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은 제목부터 '무한한 부의 시대가 온다'고 하니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의 초반부터 나의 호기심을 잡아당기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 첫번째로 저자는 학부생 꼬꼬마 시절부터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교수님 중엔 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게 된 분도 있었으니 아무리 저자가 희소성의 원리를 강조하는 당시 경제학 강의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도 스무살짜리 대학생이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도 저자는 '희소성'이 아닌 '풍부함'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경제학 관점을 쌓아올렸고 그것이 '경제 연금술 이론'이 되어 이제 이 책을 통해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두번째로 과거 미국의 역사 속에 몇 번의 큰 위기가 있었고 그 가운데 1987년 검은 월요일, 2001년 9.11테러, 2007년 대침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손에 꼽히지만 코로나는 이전의 것들과 달리 큰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도 있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 중 하나인 기술의 혁신은 그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잠시 제동이 걸리고 그로 인해 기술격차가 발생했을 뿐 앞으로는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광란의 20년이 올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앞부분을 읽어가며 조금씩 생겨나는 독자로서 당연히 가지게 되는 궁금증에 대해서 이 책 2부 '6개의 경제적 기둥'에서 어느 정도 빼놓지 않고 이해시켜주고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무한한 부의 시대를 가져올 키가 무엇일지? ------> 기술 주도의 부

기후 위기는 어떻게? ------> 에너지 혁명

없어질 우리들의 일자리는? ------> 구조적 실업

AI시대가 온다던데? ------> 로봇이 온다

불안정한 경제구조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 긱 이코노미

일자리의 감소가 당분간은 더 늘어날 것이라면? ------> 보편적 기본소득

또한 3부의 '6개의 사회적 기둥'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도약', '공유 혁명', '소비자 잉여', '국민총행복', '중국의 도전', '러시아 와일드카드' 6가지 이야기를 함으로써 이미 우리 삶의 방식에 들어와있기도 하고 앞으로의 변동성과 미래가능성의 키포인트가 될 6개의 기둥들을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쓰여진 책이고 따라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시각 위주로 많은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점, 일부 어떤 것은 저자의 희망이 들어간 이야기일 수도 있는 점은 감안하고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책의 목차와 전체적 장들을 간략히 쭉 훑어본 뒤에 다시 읽으면 내용이 더 잘 와닿을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적 관점을 주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인류의 건강과 행복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으며, 미래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어 개인이나 기업 혹은 국가까지도 모두에게 유용한 내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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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크, 다가올 미래 - 초대형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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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세상을 지배하는 날이 올까? 막연히 가졌던 궁금증이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대답은 사실 당연했다.

알파고와 챗GPT의 등장으로 부쩍 크게 다가온 AI의 존재는 사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너튜브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이미 AI와 함께 살고 있었고, AI의 지배를 받을 위험 또한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슈퍼컴퓨터와 초지능체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이야기는 SF의 단골소재 중 하나가 되었다. 과학적 실현 가능성이 요원한 이야기로만 다가오던 Science Fiction이 이제는 미래예측보고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초반 스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미 목차를 보았다면 충분히 눈치챌 수 있으므로 언급하자면 저자 모 가댓은 "인공지능의 등장", "AI의 인간 지능 초월", "디스토피아적 미래" 이 세가지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아기'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사람으로 치자면 이제 막 태어난 아기다. 이미 태어났고 되돌릴 수 없다. 이제까지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은 잘 할 수 있는 것을 못하는 것을 못한다. 기술이 후퇴하는 일은 드물다. 우리는 이 아기를 잘 교육시켜야 한다. 기술 발전의 측면보다 더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이 인공지능이라는 아이를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기술 개발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마음이 조금 다급해지는 건 우리는 준비가 덜 된 부모이며 IQ적인 면으로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인간을 영장류의 최상위에 오르도록 해주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기술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커뮤니케이션 스킬마저 인간을 훨씬 압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결정의 시간마저 얼마남지 남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그 시기를 2055년으로 보고 있다. 46억년 지구 역사 중 지능을 가진지 10만년도 안 되어서 이런 세상을 만든 것이 인간이라 아마 우리는 우리의 속도를 자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방법이 없지는 않다. 모두가 한 번쯤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봤으면 좋겠고 앞으로 G7정상 회의같은 자리에서 인공지능의 화두를 어떻게 다룰지도 지켜볼 일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또 내가 인간에게만 읽히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에는 내 아이들, 즉 기계들에게 읽히려는 의도도 있다. 수년 뒤 인공지능 기계가 이글을 읽을 때 인간의 부도덕한 행위가 인류 전체의 행위가 아니라,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있고 법과 도덕률을 무시하려는 타락한 소수 행위에 불과했다는 걸 기계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 - P261

똑똑한 쪽이 항상 승리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먹이 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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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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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는 페르시아의 왕자이자, 메디아 왕의 외손자로 태어나 소수의 페르시아 군대로 시작하여 어머니의 나라인 메디아를 비롯해 히르카니아, 시리아, 아시리아, 아라비아, 카파도키아 소프리지아와 리디아, 카리아 등등.. 수많은 민족을 지배했다. 이들은 언어도 다르고 심지어 키루스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를 두려워하고 동시에 칭송하며 복종하였다. 그리스의 역사가 크세노폰은 적국의 군주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구원할 지도자의 본보기로 키루스 대왕을 제시하며 그의 생애부터 일생에 걸쳐 그가 보인 지도자로서의 여러 덕목을 집대성함으로써 2400년 동안 사랑받는 리더십의 고전을 완성하였다.

이 책에 오늘날 도서 분류를 매기거나 태그를 달아주자면 #자기관리, #조직경영, #인간관계론, #리더십, #설득의기술, #교육론, #리더의덕목 등을 달아줄 수 있지 않을까.

키루스는 어릴 때부터 가진 것은 사람들과 나누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졌으며, 어른을 섬기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였고 성실함까지 갖춘 소년이었다. 떡잎부터 타고났던 키루스는 12살까지 페르시아의 교육을 착실히 받고 어머니의 나라인 메디아에 갔다가 외할아버지인 아스티아게스의 총애를 받게 되고, 잠시 메디아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이 두 나라는 정치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어머니는 키루스가 메디아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바로 찬성하지 않고 키루스에게 의견을 물어 이것을 허락하게 된다. 이 시절부터 어쩌면 체제가 다른 국가일지라도 인물, 즉 군주가 치국평천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키루스의 예를 만들어준 조기교육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후에 외할아버지의 멋있었던 의복과 분장을 본따 자신의 나라에 적용하기도 했다는 점은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때 할아버지와의 대화도 기가 막힌데 키루스는 할아버지께 술 따르는 시종 사카스가 술잔에 독을 넣은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술을 마신 사람들이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분명히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 자기 아버지는 갈증을 해소하려고 술을 마시기 때문에 취하지 않고 술로 인한 해가 없다고 말한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것을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당시 민족이 곧 소국가인 작은 나라 체제를 생각했을 때 왕은 곧 장군이며 군대 총사령관이기도 했다. 따라서 주변국의 공격을 받을 때 전쟁을 승리로 이끌 지혜와 힘을 가져야함은 물론이었다. 페르시아로 와서 아버지와의 전쟁에 관한 대화(교육) 중에도 장병들을 어떻게 설득하여 따르도록 할 것인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은 무엇인지의 대화가 오가는데 이런 모든 대화들은 당시 시대상이나 어려운 용어들을 모르더라도 매우 쉽게 읽힌다. 그리고 이것이 비단 전쟁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조직부터 큰 조직까지 리더십을 가지고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어떤 자질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역시 오랜 세월을 살아남는 고전은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쉽게 이야기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피터 드러커'가 왜 동서양 최고의 리더십 고전으로 꼽는지 그 이유를 읽으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공정하게 정의를 실현하는 법,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법,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법, 인재를 중용하는 법,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철저히 절제하는 법, 지속 가능한 제국을 운영하는 법 등을 읽다보면 이것은 분명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에게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에 와닿으며 새기고픈 문장들이 많아 줄을 치며 읽다 보니 금세 헌 책이 되어가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키루스는 늘 진심으로 사람들을 아끼고 따뜻하게 대했다.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하거나 악의를 지닌 사람을 선의로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자신에게 사랑과 선의를 베푸는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키루스는 초기에는 재물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만한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배려하고, 잘되게 하려고 애쓰고,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기뻐해주고,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아파해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나중에 재물을 주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형편이 되자, 키루스는 똑같은 비용을 들였을 경우에 먹고 마시는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게 해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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