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매일 시신의 편안한 얼굴을 보노라니 성불에는 선인도 악인도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중략…)
나라를 위해 지원하여 총을 쥐어도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억지로 군대에 끌려가서도 수없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있다.
남을 도우려다가 도리어 불행을 안겨주거나, 남을 쌀쌀맞게 대함으로써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여래나 보살의 눈으로 보자면 선인이니 악인이니 하는 구분이 따로 있을 리 없고,
오직 자아중심의 슬픈 인간과 약육강식의 삶의 세계가 있을 뿐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