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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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시간 천천히 시간을 두고 조금씩 읽어나갔다. 시간에 치여 사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24시간이 꽉 차 있는 느낌으로 보내고 있는 나날속에, 여유로운 시간을 맛보고 싶을 때 책장을 펴고는 했다. 샤워를 마치고 포근한 이불속에 누워서 읽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눈꺼플이 감겨진다.

 

따뜻한 고독함이 느껴지는 논산의 풍경은 가슴속에 잔잔히 일렁인다. 작년 겨울부터 올해 초 약 4개월간,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감성을 담은 페이스북 일기가 이렇게 독자에게 책으로 전해져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내가 언제고 집을 떠나 나오고 다시 또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과 늘 그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아주 잠시 작가와의 시간에 빠져들다보면 작가의 눈과 마음은 일반인들과는 무언과 또 다른 삶의 느낌이 숙명이라는 생각이든다. 글을 쓸 때에만 온전히 생각을 하게 된다는 글귀를 가만히 곱씹어본다. 논산에서의 일기는 채움과 비움이 공존하는 고즈넉한 공간이 되어 독자에게 파고든다. 지금 내가 걸어오고 있는 삶, 그리고 사람, 사랑, 일에 대해 한발자욱씩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어딘지 모를 고독함에 흠뻑 취해보기도 하고, 내면안에 늘 공존하는 인간의 양면성이 드러나는 글귀에 한걸음 다가가보기도 한다. 무엇에서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참 힘든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은 균형을 좀먹는다. 간절한 목마름이 가끔은 욕망이 되어 자신에게 향하는 칼날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춤을 추지 않으면 목이 졸리는 느낌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미친 듯이 혼자 춤춘다"는 기분으로 소설 은교를 썼다는 작가의 말은 가슴깊이 훅 찌르고들어온다.

 

박범신 작가의 책을 접해본건 거의 없다. 작년인가 비즈니스가 마지막이었다. 소설보다 느낌이 좋았던 이 책은 홀로 여행을 떠날 때 가방속에 담아
가지고 가 다시 펼쳐 보고 싶어진다. 인간에 대한, 창작에 대한 삶에 대한 작가의 사랑도 끝나지 않았고, 나의 사랑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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