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가는 사람에게서
부스러기 같은 조각들로
퍼즐을 맞추다가
도저히 맞지 않는 모양을
만났을 즈음에
빵조각 부스러기로
집으로 가는 표지를 남기는
헨델과 그레텔 생각이 나는 것은
부스러기가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상의 시에서도
두 자아는 연일 빈번히 갈등했다
이상과 현실이 태생적으로 다르듯이
두 자아도 태생이 다른 것을
오히려 두 자아의 적절한 거리를
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백 번 양보해도 상반된 부스러기들이
벌이는 해괴망측함이
퍼즐을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자아의 거리는 자연스럽다
같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순간,
가장 위험스럽다
다만 예측 가능한 범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네가 꿈꾸는 자아에게
통일성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현실적 자아에게 예의를 요구할까
이쪽과 저쪽에 앉아 있는 부스러기들을
보다 긍정적인 거리에 대해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