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무모한 일이다

처음부터 참고할 것은 없었다

허허벌판을 지나

나지 않는 길을 나서는 것

오늘 무모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지나간 것들을

편애하려는 것이다

 

 

여린 새순이 시작하고 있다

낯선 세상 속으로 몸을 내민다

웅성대며 수군거리는 소리

무모한 거야 무모한 거야

꽃이 되고 잎이 되기 전에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모두 잎이 되지는 않는다  

 

어제는 종일 먼지인지 안개인지

모를 길을 모른 척 걸었다

저녁이 되면 느닷없는 피곤에

낮의 무모함을 탓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모하지 않으려

봄 내내 창밖만 바라보며

분별력만 헤아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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