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없는 십일 월이 가고 있다

가을비는 장맛비처럼 내렸고

낮에도 밤처럼 어둠이 내렸다

창밖의 곶감에도 곰팡이가 내렸다

 

그렇잖아도 핑계가 필요한

애들은 꾸물꾸물한 날씨 따라

들썩이다가 그마저도 지쳐버렸다

더 이상 날씨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 사이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

해보다 비보다 추위에 덜덜거렸다

아직 떨어지지 못한 잎들은

추위와 바람에 시달릴 일만 남았다

 

십일 월이 간다고 해서 보니

흐르는 시간 위의 어느 한 점에

잠시 머물다 지나온 것인데

영원을 다녀온 듯 멀게 느껴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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