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관계
애쓰지 않기 위해
카놀라유 두병과 참치캔 세개 든
동원선물세트를 들고 가는데
가볍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들의 만남은
명절과 같아서
때가 되면 모이고
때가 되면 흩어지는 것
만남을 예정하지 않아도
헤어짐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우리는 만난 듯하다가
헤어지기를 몇 번이던가
돌아와도 끝나지 않는
후들림과 들썩임이
초대받지 않은 손님처럼
대접아닌 대접을 받는다
그러니
이런들 저런들 얽힌다면
먼지 같은 저 세월에
등 돌리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