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근황
우리에게 존재형이 있다면
나는 의지형이리라
뚜렷하게 의지형이었으리라
대부분이 그러했으리라
십대의 골짜기를 지나
이십대의 고개를 넘어
삼십대의 다리를 건너
사십대의 중턱에 서니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하다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다가
잃어버린 것들이여
내것이 아닌 것들이여
몸은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고
마음도 몸을 넘어서지 못하는데
존재의 도모는
혁명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갈 곳을 모르고
머무를 곳을 모르는데도
삶은 무심하게 계속된다
나보다 먼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