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오면
지난겨울의 바람이
새잎을 자랑하리라 믿었다
꽃샘추위가 들른 이른 봄
양지 바른 곳에는
겨우내 묻혀있었을 씨들이
반짝이는 잎들을 돋우는데
나의 봄은
그렇게 오지는 않았다
소망과 노력과 인내의 씨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아무 거라도 풋풋한 놈 하나
봄의 손짓에 기지개를 펴며
소심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아지랑이처럼 나른해질 뿐
지난겨울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세상은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