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冬安居)와 동면(冬眠)
석 달 겨울을 수행하고 나오는
스님들의 사진을 보던 대보름께,
겨우내 끊어진 나의 관계를
겨울잠이라던 이가 생각난다
스님들은 무슨 결론을 얻었을까
결론만이 정답은 아니다
과정 없는 결론은 무색무취하다
겨울잠보다 나았을까
그 겨울에
공허한 제약이 난무하고
소심한 변명에 길들여져
저녁이면 슬며시 막걸리를
곁들이며 이야기를 팔다가
잠을 청하곤 했다
세팅된 일상의 흐름 속에서
최선의 일상을 만들기 위해
소박한 깃발을 내걸지만
우물쭈물 있는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