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를 타고
봄이 오는 길에
겨울이 마중을 나온 날
두 계절의 배웅을 받고
시외버스에 오른다
차창 밖으로
연이어 지나가는
나즈막한 산들,
무채색의 풍경들
정돈되지 않은 방처럼
뒤엉켜 겨울을 났을
작은 숲들에게서
보존된 시간을 본다
겨울산이 설산이라야 하나
그도 아니면
빙벽이라도 달아야 하나
위엄있는 형세도 아니거니
빛조차 없어 눈을 돌리는데
나도 저 겨울산처럼
연이어 지나가도
남길 것이 없다며
어쭙잖은 나를 보고
설산이 아니라고 한다
3.11 고쳐보았다. 그 때의 그 느낌이 살지 않아서. 그 때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