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설자다 깬 잠이 가슴을 짓누르는 밤에

내집도 아닌 곳에서 잠이 들지 않는 밤에

방을 지나고 주방을 지나 문을 연다

마당을 비추는 가로등을 보며 한 호흡하고

화장실의 불빛을 마주 하며 또 한 호흡한다

 

오늘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깊은 땅 속에 있는 것처럼 낯선 어둠에

갇혀버린 한밤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을

벗어나려 벗어나려 애쓰는 동안에 나는

의식의 가장 밑바닥 어둠과 마주 하며

 

고스란히 혼자 견디는 양 수선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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