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때론 안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꿈속에서 만나는 것처럼
두서없이 불쑥 찾아오는
염려로 속을 태우는 오후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처럼
속으로 안절부절하며
혼자서 마음이 닳는다
나는 어느새 별일 없다는
인사를 덕담이라 여기는
사십대 중반을 지나고
누군가의 무엇이 되어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며
겨울 한나절을 보낸다
낡은 소반 위에 물 한 그릇
올리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던
어린 시절 그 어머니처럼,
나도 이제 그 무엇이 되어
바람을 멈출 수가 없는데
해는 어제처럼 저물고 있다
1. 20. 대한이란다. 절기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처럼, 절기가 무슨 기념일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아 닌가 생뚱맞은 생각이 든다. 절기란 옛사람들의 흔적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