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다시 의림지까지 걸으며
다시 걸어보는 의림지 가는 길
여름부터 피기 시작한 코스모스는
피고 지는 듯하더니 이렇게 일제히
다시 피어나 하늘과 더 가까워졌다.
건너편에 자리잡은 아담한 국화는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채 얌전하게
바람에 몸을 맡기는 코스모스를
조심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벼를 거두어들인 논에는
가지런한 볏짚들이 줄지어 누워있고
아직 영글 것이 남은 누런 논에는
무리지은 벼들이 햇살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지 사삭거린다
들판을 가로질러 의림지로 가는 길
낮이면 달구어지고 밤이면 식어가는
평형의 시간을 지나온 것처럼
우리도 지난 시간을 지나왔지
애써 잡은 기회의 줄을
그 팽팽함에 지쳐 놓아버리는
인생에 쓸쓸할지라도
지난 여름의 가혹함을 견딘
것들이 있어 흐뭇해지는구나
걷는다는 것은
아직 가야할 길이 있다는 것
그 길 위에 서면
말을 걸어오는 것들이 많구나
10.8 주간행사처럼 일주일에 한 번 걷기를 오랜만에 한 날
10일에도 고치고. 12일 일요일 아침에 또 고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