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지 못하던 마음
아주 오랫동안 나는 혼자였다
아주 오래된 습관처럼 내가 혼자인 때도
마음은 내 안에 붙어있지 못했다
너를 향해 가고 있거나
너에게로 가고 싶어 안달을 했다
마음은 늘 그렇게
우왕좌왕하고 동분서주했다
오래된 일과처럼 여전히 혼자인 때
마음이 한 자리에 붙어 있다
한 번도 혼자이지 못하던 마음이
잠잠해진 파도처럼 출렁거림을
멈추고 기웃거리지 않고
수심을 들여다보듯이
마음이 내 안에서 무언가를 했다
작고 보잘것 없는 나뭇가지로도
어엿한 둥지를 짓는 대견한 새처럼
나 또한 나의 집을 짓는다
그 집에 온전히 깃들 때쯤엔
혼자라도 넉넉할 날이 있으리라
8.27. 여름, 시를 쓸 수 있게 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