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사는 법
자기 온몸과 온혼을 불태워 존재함으로써
봄나무가 되었다는 겨울나무
그 여자는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아직도 살아온 날들의 검증을 요구하는
세상에 대해 적어도 위로가 되었다
그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묵묵히
존재의 무게를 감당하고 견디는 모습을.
언땅에 맨몸으로 서 있는 저 겨울나무처럼,
온몸으로 땡볕을 받고 있는 저 치자나무처럼
삶은 견딤을 통해서 이어진다
자신의 자리에서 기다릴 줄 알고
섣부른 말로 자신을 대신하지 않는 것
온 존재를 걸어 존재한다는 것은
바닥에 입 맞추며 엎드릴 줄 아는 것
그럴 마음도 없이
그 여자는 그렇게 살 것이라고 믿었다
2014.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