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표현의 함정

 

 

공인이 돼 버린

의사이면서 사위인 그가 말했다

돈을 많이 벌었냐는 질문에

먹고 싶은 것을 갈등 없이

사먹을 수 있을 만큼 벌었다고.

아, 참 소박하구나.

 

그 정도쯤이야

외식에 미리 계산기를 두드리는

찌질함은 없어질테고

맛보다 양을 우선시하고마는

세련되지 못함도 없어지겠네

 

그러나

셈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소비도 문제없다는 것을

그러니 많이도 벌었다는 것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박하게만 말했을 뿐인데

 

우리는 가끔 속는다

내용에 눈감고

표현에 눈멀어

 

 

 

      9.15. 월요일.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쓰다. 16일 쫌 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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